중국하문여행, 닝보에서 샤먼으로


动车타고 닝보에서 샤먼까지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일주일 앞둔 2012년 2월 28일.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고 미루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날이 춥기 때문에 내가 있는 닝보보다도 남쪽으로 내려가고 싶었다. 원래는 심천을 통해 홍콩으로 가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샤먼(하문)으로 장소를 정했다. 사실 샤먼은 우리나라에 아직 많이 알려진 곳이 아니기에 나 역시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다. 샤먼을 가기로 정한 이유는 올케언니가 몇년 전 샤먼여행에서 찍어온 사진 속 토루를 보고 반했기 때문. 샤먼 여행 목적의 90%가 토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며칠간 계속 내린 비 때문에 여정이 걱정되긴 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여행 계획을 하루만에 세우고, 바로 다음날 떠나게되었다. 베이룬에서 닝보동역까지는 얼마나 걸리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일단 헤이처를 06:00시에 불러서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타지 않으려고 했는데, 톨비가 10원이라는 말에 고속도로로 진입.. 06:35에 닝보동(宁波东站)역에 도착했다. 07:55 열차이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새벽까지 여행 계획을 세우고 1시간도 눈을 붙이지 못한 채 출발한 것이었기에 배가 너무 고파왔다. 역 안으로 들어가면 짐검사를 다시 해야 하는 등 여러모로 귀찮아서 고민하던 중, 눈에 들어온건 바로 맥도널드. 언제나 내 중국 생활의 단비가 되어준 맥도널드다. 베이룬엔 특히나 맥도널드가 없기에 더욱 반가울 따름이었다. 다숨에 달려가 직원 앞에 서서 25.5원을 건네며 수줍게 말해본다. “6号套餐!” 해시브라운과 잉글리쉬머핀.. 맥모닝은 정말 환상적인 조합의 메뉴다. 사랑한다 맥도널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에 밤샘으로 인해 느글거렸던 속이 진정되고, 이제야 여행의 시작이 실감난다. 


07:11 배가 부르니 잠이 솔솔 온다. 기차 출발 까지 남은 시간은 40여분. 이 지루한 시간이 얼른 지나 기차를 타고 좀 잤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창측이 좋을텐데,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복도자리다. 굉장히 불편할텐데.. 부디 창측이길! 그나저나 숙소는 어쩐담? 아무래도 구랑위(鼓浪屿) 숙소가 낫겠다. 남보타사(南普陀)를 빼더라도 구랑위(鼓浪屿)의 야경은 포기할 수 없지!





| 중국의 KTX 动车(동처)



07:23 아..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져간다. 이제 역사를 살펴보러 나가봐야겠다. 역사가 미친듯이 춥다. 이건 진짜 말도안돼 ㅠㅠ 중국의 KTX격인 동처(动车)는 처음 타본다. 그러고보니 이렇게 중국 여행을 한 것도 몇 년만이구나. 새삼 중국의 발전이 느껴진다. 예전에 기차여행 했을 때는 나무의자 잉쭈어(硬座)를 타고 다녔는데..


동처(动车)는 1등석과 2등석으로 나뉘어진다. 긴 노선의 경우에는 1,2등급의 가격차이, 좌석차이가 크지만, 이런 단거리 노선(약 5시간)의 경우에는 차이가 크지 않다. 티켓은 창구나 출장소 등에서 구입해도 되고, 인터넷을 통해 예매해도 된다. 동처는 1인 1매만 구입 가능하기 때문에 티켓을 구입할 때 내국인(중국인)은 신분증,외국인은 여권이 반드시 필요하며, 인터넷 예매시에는 중국의 은행카드가 있어야 결제할 수 있다. 나는 인터넷으로 예매한 뒤에, 베이룬 지점에서 발권 수수료 5원을 지불하고 수령했다. 좋은 세상이다. 예전에는 표 사려고 줄서다가 새치기 때문에 열받고 뭐 그랬는데.. 




12:10 샤먼을 향해 한참을 달리는 중이다. 예상대로 복도석..게다가 옆자리커플은 진상이다. 시끄러움을 견디며 찔끔찔끔 자다가 일어나서 컵라면을 먹었다. 나는 중국을 좋아하고, 중국인을 좋아하지만, 가끔 이런 사람들을 접할 때면 몸서리치게 싫어지기도 한다. 도착을 1시간 여 앞둔 시각. 베이룬에서 싸들고 온 신라면을 꺼내 허기를 해웠다. 기차여행엔 역시 신라면이 최고! 속이 확풀린다. 샤먼이 가까워질 수록 설렘은 커져만 간다. 샤먼(厦门)도 기대되지만, 일단 이 기차에서 벗어나고싶다. 이유는 옆자리 커플 때문...너희가 소음공격을 한다면 나는 신라면 냄새로 공격하겠닷! 한국인의 매운맛을 받아랏!





샤먼역에서 윤도항 찾아가기


13:18 드디어 샤먼(하문,厦门)역에 도착했다. 날씨는 따뜻하고 비도 안온다. 앗싸! 샤먼역을 나오니 온갖 호객꾼들이 달려든다. 지도 하나를 산 뒤, 역을 빠져나왔다. 나는 지독한 방향치다. 첫 방향만 잘 잡으면 길은 굉장히 잘 찾는데, 처음 방향을 잘못잡으면 대책이 안서게 헤멘다. 이 곳 샤먼에 도착해서도 이변은 없었다. 나는 여전히 길을 헤메고있고, 정 반대방향으로 걸으며 20여분을 헤멨다. 여행을 하면서 터득한 하나의 방법은, 모르면 원점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도, 방향치는 어쩔 수 없다. 다른 방향으로 헤멜뿐이다. 13:44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샤먼 역 건너편으로 가니 윤두항으로 가는 버스가 다닌다.


+비밀노트 Plus Tip

1번루트) 샤먼역 맞은편 정류장에서 3,19번 버스를 타면 윤도항(轮渡码头)로 간다. 버스비는 1원, 15분만에 항구에 도착한다.

2번루트) 샤먼역을 등지고 섰을 때 오른손 방향 육교같은 것으로 올라가면 快速公交가 있다. 그걸 탄다.(모노레일같은 버스랄까?)






쾌속공교(快速公交)는 샤먼 시내에 깔아놓은 전용 고가도로를 마치 모노레일처럼 버스만(!) 운행하는 것으로 2012년 기준으로 탑승권은 0.5원이다. 한국에 없는 처음 보는 시스템이라고 당황하지 말고, 3호선탑승구로 가서 기다리면 거의 1~2분에 1대씩 버스가 온다. 이 버스를 타고 第一码头站(띠이마토우짠)에 내리면 바로 윤도항. 버스에서 내려서 개찰구를 통해 밖으로 나오면 윤도항(轮渡码头)로 가는 버스정류장이 바로 보이는데, 1원을 내고 버스를 타고 1~2정거장 뒤에 내리면 윤도항이다. 걸어도 되는데, 생각보다 좀 머니까 그냥 버스 타는게 낫다.






2012.2.28~2012.3.2

北仑-厦门-鼓浪屿-永定土楼-日月谷温泉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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