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하카타 타워, 빠르게 스쳐 지나간 작고 아담한 무료 전망대

하루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이렇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니. 패키지 여행의 스케줄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스지유 마을에서 아소산, 아소산에서 남장원, 남장원에서 다시 하카타타워를 거쳐 캐널시티까지. 이동 거리가 길어서 하카타타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녹초가 되어버렸다. 마음같아서는 타워를 건너뛰고 캐널시티 프랑프랑에 가서 토끼주걱이나 잔뜩 사고 싶었지만, 패키지 여행 상품에 몸을 의탁한 이상 가자는대로 따라가야지 별 수 있나. 

하카타 타워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낮았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붉은색으로 타워는 해질녘 노을과 잘 어울렸고, 아담한 크기는 주변 풍경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적당해보였다. 물론 낡은 느낌은 들었다. 1964년에 세워진 타워이니 요즘 것 같은 세련미는 없는게 당연하다. 하카타 타워가 있는 하카타(博多駅)구는 과거에는 후쿠오카가 아니었다. 국제무역항으로 이름을 날렸던 하카타는 19세기 메이지 시대 때 후쿠오카 시와 통합되었고, 현재는 그 이름만 남아서 철도역과 항구 이름, 그리고 이 타워에 붙여진 이름 정도로만 불려지고 있다고. 

타워 1층의 박물관에서는 하카타 항의 역사와 관련 자료를 전시해두고 있는데, 시간을 쪼개서 써야하는 패키지 여행의 특성상 시간에 쫒겨 이곳은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 1층을 빠르게 지나치고 나면 친절한 안내직원의 지시에 따라 차례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 된다. 엘리베이터는 좁고 느리긴 하지만 전망대까지 한 번에 올라간다. 

360도 통유리로 제작된 전망대에서는 드넓은 하카타 만과 항구, 한적한 후쿠오카 시내를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화려한 맛은 없지만 편안하고 평화로운 하카타 항의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항구에는 마침 커다란 크루즈가 한 척 정박하고 있었다. 2012년 정도에 부산에서 출발해서 벳부와 나가사키를 다녀오는 크루즈를 탄 적이 있는데, 그때의 생각이 잠깐 떠올랐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크루즈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ㅡ.

| 하카타 포트 타워 博多 ポ ト タ ワ

- 주소: 福岡市博多 区築港本町14-1

- 가는 방법: 하카타 부두 여객터미널 맞은편, 하카타 역 센터 빌딩 앞 E승차장에서 니시테 버스를 타고 99번 하카타 부두행 종점에 하차

- 운영시간: 타워 10:00~22:00 / 박물관 10:00~17:00 / 연중무휴

- 입장료: 무료

- 홈페이지: http://port-of-hakata.city.fukuoka.lg.jp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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