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 아래 럭셔리한 온천, 중국 샤먼 일월곡온천





샤먼 여행 셋째날.. 아쉬움만 가득남은 토루 구경을 마친 뒤, 샤먼으로 돌아와 일월곡온천(日月谷温泉) 셔틀버스 탑승장으로 향했다. 나는 타오바오를 통해 영정토루+일월곡온천 코스를 예약해두었기에 운전사에게 나는 일월곡으로 간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운전기사는 처음 듣는 말이라는 표정으로 내게 오늘 일월곡 가는거냐고 되묻고는 알았다고 한다. 왠지 불길하긴 했지만, 일월곡온천 방향으로 가기에 일단 마음을 놓았다. 그런데 불현듯.. 이 운전기사가 모르면, 나의 온천 입장권은 어떻게 되는거지? 예약은 되어 있는건가?


일월곡온천 앞에 도착해서 물어보니 모른다고, 온천 카운터에 예약이 되어있을 수도 있으니 일단 내리라하고 한다. 나도 온천에서 이미 올케언니와 조카가 기다리고 있기에 '예약 안되어있으면 그냥 돈 내지 뭐..'라고 생각하고 내리려는데, 온천을 마치고 우리 봉고에 올라탄 중국 아주머니 두분과, 나와 같이 여행을 한 사람들이 차에 절대로 내리지 말라고 나를 막는다. 일단 예약한 여행사에 전화해서 확인하라기에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아차.. 전화번호도 두고 나왔다. 완전 멘붕. 결국 일단 샤먼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차는 출발했다. 


나는 계속 멘붕이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굉장히 흥분하여 운전사에게 버럭버럭 화를 냈다. "외국인을 도와줘야지 이렇게 알아서 해라 하고 방치하면 되냐! 너는 그 여행사랑 연락을 했을테니 너는 전화번호를 알지 않냐!"라며. 그리고는 자기들이 예약한 여행사를 통해 예약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거라며 이곳저곳 전화를 걸어서 '예약이 없다, 표가 없다'라는 대답을 받았다. 뭐지? 사기당했나? 어짜피 타오바오 수취확인 안해버리면 돈은 지불 안되는거긴 한데.. 환불을 받으면 얼마를 받아야하지?하는 생각을 하다가 별다른 방법이 없고, 따로 온천으로 이동한 올케언니와는 통화도 안되서 그냥 온천은 인연이 아닌가보다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내가 계속 생각을 하는 와중에, 그 중국 아주머니가 말을 건다. "환불해준다는데 얼마 받아줄까?! 아니야! 그냥 다 받아야지 얼마는 무슨!" 결국 그 아주머니는 자기가 내 이모라면서 여행사에 따지고, 토루에 다녀온 것 까지 해서 전부 환불을 받기로 여행사와 얘기를 끝마쳤다. 알고보니 그 아주머니는 운남성정부 직원이었고, 그래서 더 이런 것에 예민하다고 했다. 여행하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도 전화번호도 주고, 나중에 운남성 리장에 놀러오면 내 여행은 책임져주겠다고..가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중국 사람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쨌거나 나는 샤먼 중산로로 돌아와버렸고, 온천을 포기하고 맛있는 밥이나 먹자!하고 루장빈관 디너부페에 시간을 기다리다가 올케언니와 연락이 딱! 되어 일월곡 온천으로 가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윤도항(轮渡码头)에서 차가 오는 방향으로 5분정도 걸어올라가다보면 厦门旅游客运码头가 나오는데,  그 앞에서 1시간에 1대씩 운행하는 일월곡온천 셔틀버스(무료)에 탑승할 수 있다. 


샤먼(厦门)→일월곡온천(日月谷温泉)

10:00h, 11:00h, 12:00h, 13:00h, 14:00h, 15:00h, 16:00h, 17:00h, 18:00h, 19:00h, 20:00h, 21:00h, 22:00h, 23:00h, 24:00


일월곡온천(日月谷温泉)→샤먼(厦门)

10:00h, 11:00h, 12:00h, 13:00h, 14:00h, 15:00h, 16:00h, 17:00h, 18:00h, 19:00h, 20:00h, 21:00h, 22:00h, 23:00h, 24:00




1인당 입장료는 238원정도..그러나 셔틀버스를에서 표를 사거나 여행사를 통해 구입하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마치 오늘 하루 고생한 것을 보상이라도 받는듯이 셔틀버스에서 여행사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특별 할인 가격인 130원에 입장권을 살 수 있었다. 낮에 붕괴된 멘탈이 재생되는 느낌..♥




출발한지 30분만에 일월곡온천공원에 도착했고, 이미 하늘은 어둑어둑 밤이 되었다. 일월곡온천(日月谷温泉)은 2만 5천평의 중국 최대 규모의 거대한 동남아풍 리조트 테마파크로, 자스민,장미 등 꽃잎온천과 인삼,당귀와같은 약재온천 그리고 커피,와인과 같은 테마탕은 물론이고 온천열로 따뜻하게 데워진 모래에서 찜질을 할 수 있는 모래온천, 습식 사우나 등 80여종의 다양한 시설로 구성되어있다.


이 일월곡온천에는 명조 건륭제 때 각지에 전염병이 크게 돌아 민심이 흉흉한 시절 일월곡 온천수로 만백성의 질병을 고쳤다는 일화가 깃들어있는데, 실제로도 온천수에는 관절염이나 피부병에 좋은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있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려 카운터에서 체크를 하고, 2층의 탈의실로 들어갔다.(위의 사진은 VIP룸..일반 탈의실은 다른 방향이다) 검정색의 깔끔한 락커들과 전체적으로 블랙톤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인상깊었다. 탈의실에 상주하는 여러명의 직원들이 락커에 붙어있는 도어락을 해제해주면 손님이 가진 락커키로 문을 열 수 있다. 귀찮기도 하지만 철처하게 보안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기분이 좋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커다란 타올을 받아서 온천 입구로 올라갔다. 일월곡온천은 100% 노천온천이며, 온천이 워낙 크다보니 곳곳에 이렇게 온천 안내도가 설치되어있다.





샤먼은 지리상으로는 중국 남부에 속해서 야자수가 자라지만, 겨울도 따뜻한 동남아와는 달리 겨울이 있기 때문에 동남아풍의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쌀쌀한 바람을 느끼며 따뜻한 노천온천을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온천을 하다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동남아풍의 방갈로와 오두막이 곳곳에 설치되어있었고, 다양한 컨셉의 노천탕은 물론이고 이렇게 안마를 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되어있어서 지겨워질새 없이 온천을 할 수 있다.




일월곡온천 안에는 이렇게 건식/습식 사우나를 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있다. 또 일월곡온천은 여름에는 워터파크로 변신하는만큼,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풀과 미끄럼틀도 설치되어있다. 내가 갔을 때는 안타깝게도 차가운 물이 차있어서 들어가보지 못했다. 비수기 여행자의 슬픔..



온천 이용 시간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오래오래 놀다보면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기 마련! 온천 안에는 이렇게 점심/저녁식사 시간에 맞춰서 뷔페운영을 하고, 스낵바 운영도 상시로 하고 있다. 메뉴의 퀄리티도 괜찮고 분위기도 괜찮지만 이용요금 유료! 락커키가 달린 팔찌로 결제를 하고 온천을 나갈 때 카운터에서 결제하면 된다.



▲ 뷔페식당 내부와 스낵바에서 먹은 동남아식 누들


물론 유료로 운영되는 뷔페와 스낵바도 좋지만, 나와 같은 가난한 여행자들에게 가장 반가운 것은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 아닐까? 정말 고맙게도 일월곡온천에서는 휴게실에서 무료로 과일을 제공해준다. 뷔페 식당 옆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휴게실에서 음료/차/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 밤이 되면 운치있는 조명이 밝혀진다.


일월곡온천에는 다양한 종류의 온천탕이 있어서 한 군데씩 돌아다니는데도 시간이 꽤 많이 걸린다. 길을 따라 나무와 풀이 우거져있어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자꾸자꾸 새로운 탕들이 나오곤 해서 테마탕을 찾는 재미도 있다.



▲ 취할 것만 같은 술 테마 온천


특히 내가 좋아했던 테마탕 중 하나는 바로 술을 테마로 한 온천..ㅋㅋ 앉아만 있어도 술에 취하는 것 같다 ㅎㅎ 온 몸으로 알콜 흡수.. 이 테마에는 와인탕/백주탕/황주탕/맥주탕이 있다. 세기의 미녀라는 클레오파트라맥주로 샤워를 했다지?



▲ 운치있는 일월곡의 노천온천


일월곡온천에 있는 각각의 테마탕은 크기가 각기 다른데, 메인이 되는 큰 탕들을 제외하고 꽃 테마탕과 같이 곳곳에 숨어있는 탕들은 2~3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작아서 분위기를 내기에 좋아 보였다. 물론 나도 혼자 탕에서 첨벙첨벙 거리면서 분위기를 냈다 ㅋㅋ



▲ 뜨거운 온천을 좋아하는 나는 가운데, 미지근한 온천을 좋아하는 조카는 바깥쪽에!

온천 물의 온도는 40도 정도에서부터 80도 이상까지 다양하다. 몇몇 테마탕은 이렇게 층층이 쌓여있는 모양으로 되어있기도 한데, 가운데 가장 작은 부분이 제일 뜨겁고 온천수가 아래로 흘러나오면서 온도가 낮아져 가장 바깥쪽은 미지근한 온도가 되어 취향에 따라 선택 할 수 있다. 


녹차/자스민차/홍차 등등의 4~5종류의 차 테마탕


샤먼 여행을 하기 전에 이미 절강성에서 2군데의 온천을 다녀온터라 차 테마온천은 조금 식상한 느낌이었지만, 커다란 찻주전자는 참 예뻤다!






저녁 7시쯤에 도착해서 3시간 반 정도 온천을 하고난 뒤인 10시 30분 정도에 온천을 나와 숙소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했다. 12시 차를 타면 도착이 너무 늦어질 것 같기도 하고, 준비하다가 아차 하고 차를 놓쳐버리면 큰일이기 때문에.. 막상 돌아가려고 생각하니 남는 아쉬움이 너무나도 크다. 낮에 여행사와 트러블이 없고 바로 온천으로 왔다면 낮의 일월곡도 즐길 수 있었을텐데. 낮의 일월곡은 올케언니가 찍어둔 사진을 보는 것으로 대신하고 언젠가 이 곳에 다시 올 날을 기약하기로 했다.


샤먼 윤도항으로 가기 위해 셔틀버스 탑승장으로 걸어갔더니 온천으로 올 때 탔던 커다란 리무진버스가 아닌 승합차가 보였다. 차에 관심이 없어서 차종이 뭔지 잘 모르겠으나, 겉에서 볼 때는 평범해 보였는데 내부는 정말 고급스럽고 편안했다. 윤도항에 도착하니 11시 30분.. 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고 난 뒤의 상쾌한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갔다.



2012.2.28~2012.3.2

北仑-厦门-鼓浪屿-永定土楼-日月谷温泉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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