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해외봉사, 몽골 극빈지역 어린이 도서관 가꾸기

파란 하늘과 푸른 초원, 울타리 밖의 헬라스트는 너무나도 평화로운 모습이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대낮에도 알콜중독자가 골목을 활보했고 거친 성향의 사람들도 많아서 항상 신변 안전에 유의해야만 했다. 당연히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일은 엄격하게 금지되었다. 시선을 돌려 사역장 안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마당 한 켠에 세워진 게르 지붕에 이상한 것이 올려져 있었다. 가축의 젖을 이용해 직접 만드는 몽골 치즈란다. 치즈라고는 하지만 그닥 맛있어보이는 비주얼은 아닌 듯.

오후 일과는 사역장 마당을 뒤덮은 잡초를 뽑고 건축 폐기물을 모아서 버리는 것과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는 것이었다. 이곳은 몽골의 도심과 달리 수도 시설이 되어있지 않아서 우물을 사용해야 했다. 물을 길어오는 일은 울타리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일이기에 남자 아이들이 맡았다. 여자 아이들은 마당에 난 풀을 뽑았다. 말이 잡초지 거의 나무 수준으로 억세게 자라있어서 풀을 뽑아내느라 꽤나 고생 했다. 

8월 첫 주 몽골의 태양은 너무나도 뜨거웠다. 피부가 따끔따끔할 정도로 강렬한 태양빛을 받으며 수풀처럼 우거져 있는 잡초들을 뽑고나니 너나할 것 없이 체력이 방전되어버렸다. 책상 위에 쓰러져 잠든 아이들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현지 선생님께서 원래 일정보다 일찍 활동을 마무리해주셨다. 어찌나 다행이던지.. 

고된 노동 후에는 가죽을 씹어먹어도 맛있는 법이다. 더위와 노동에 지친 아이들에게 차갑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세상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이 아니었을까? 게다가 이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었다.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이미지 맵

    Asia/Mongolia_몽골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