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아이들은 꾸미는 것을 좋아해!, 몽골해외봉사

몽골 교육봉사 둘째날. 아이들이 오기 전에 미리 교육준비를 시작했다. 오늘의 교육봉사 내용은 색지를 이용해서 복주머니 접기, 사탕 엮어서 목걸이 만들기, 탈에 색칠하기, 동요로 한글 배우기였다. 프로그램은 모두 봉사에 참여하는 고등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준비한 것이었다. 첫날 제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지 아이들은 전날 저녁 늦게까지 교육을 어떻게 진행할지 의논하고 연습을 했다고 한다. 오늘은 믿고 맡겨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이 귀여웠다. 준비를 끝낼때 쯤 몽골아이들이 속속 도착했다. 몽골 아이들은 어제와 같은 자리에 앉아서 어제 자기를 도와준 단원들을 찾았다. 고작 3시간정도 얼굴을 익힌 사이임에도 믿고 따르는 눈치였다. 

우리는 몽골 아이들과 함께 탈 색칠하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탈의 모양이 여러가지였는데 남자아이들은 호랑이나 사자, 여자아이들은 토끼나 여자얼굴모양의 탈을 좋아했다. 공통적으로 싫어했던 것은 돼지탈. 돼지탈을 받고 싫다고 우는 아이까지 있어서 난처했다. 결국 돼지탈을 모두 다른 것으로 바꿔주고 나서야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었다. 

여자아이들은 정말 공들여서 색칠을 했다. 여러가지 색깔의 물감을 섞어서 원하는 색을 만들기도 하고, 색이 잘못나올까봐 깨끗한 물을 찾기도 했다. 다른 만들기수업을 할 때는 봉사단원들이 직접 만들기를 도와줬는데, 탈 그리기에서만큼은 몽골아이들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모습이어서 우리 봉사단은 물감을 짜 주거나 물을 갈아주는등의 보조만 맞춰줬다.

아이들은 정이 참 많았다. 어린 동생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남자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만들기를 하거나 그리기를 할 때에도 동생것까지 만들고 항상 동생을 먼저 챙기곤 했다. 오누이 뿐만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그랬다. 서로서로 의지하며 다정하게 지내는..

누굴 좀 닮은 것 같은데..

몽골 아이들의 손재주는 남달랐다. 복주머니 접는 방법이 복잡한 편이었는데도 접는 방법이 그려진 종이를 보고 복주머니를 척척 만들어내더니, 하나를 만들고 순식간에 또 하나를 만들어냈다. 아이들은 꾸미는 것(치장하는 것)도 참 좋아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는 듯 보였다. 아이들이 만든 복주머니는 팔찌도 되고 귀걸이도 됬다. 

복주머니를 다 만든 뒤에는 자연스럽게 사탕을 스카치테이프로 엮어서 목걸이를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순서가 넘어갔다. 이곳 아이들은 사탕을 참 좋아했지만 많이 먹을 기회는 없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각각 같은 수량의 사탕을 나눠준 뒤 사탕으로 목걸이를 만들 것이고 만든 목걸이는 너희 것이라고 설명을 했더니 해맑게 웃던지. 그래.. 너희가 기쁘니 나도 기쁘구나!

단순히 동그란 모양으로 목걸이를 만들고 끝일거라고 예상했는데, 이 아이들을 너무 과소평가했나보다. 아이들은 서둘러 목걸이를 만들고 거기에 사탕들을 이리저리 엮어서 장식을 했다. 눈웃음이 귀여웠던 '몽골훈남'은 목걸이에 팔찌, 반지까지 만들고서는 아까 만든 복주머니를 핸드백처럼 들고 다녔다. '이 나이또래의 한국 남자아이들에게 사탕목걸이를 만들라고 하면 이렇게 좋아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몽골아이들의 순수함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요 귀여운것들!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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