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트라운에 숙소를 잡고 싶었지만 도착하는 시간이 애매해서 어쩔 수 없이 할슈타트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듣던대로 할슈타트에서 숙소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적당한 가격대의 호텔은 이미 만실이었고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숙소 조차 찾기 어려웠다. 문의 메일을 열 통 정도 보내고 절반 정도 까이고(?) 나니 할슈타트에 가기 싫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딩동~' 알림 소리에 메일함을 열어보니 반가운 메일이 와 있었다. 하우스 리디HAUS LIDY B&B에서 보낸 메일이었다. 메일에는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예약이 가능하다는 내용과 함께 가격, 예약방법이 적혀있었다. 개별 욕실이 있는 더블룸이고 가격은 1박만 할 경우 아침식사 포함 2인 €72. 우리가 기준으로 둔 할슈타트 숙박료에 조금 못미치는 금액이라 마음에 쏙 들었다. 카드정보로 디파짓을 걸어두고 지불은 당일 현금결제를 하기로 했다.
전망대, 소금광산으로 가는 푸니쿨라Funicula
숙소는 중앙광장보다는 소금광산, 버스정류장쪽에 더 가깝다. 할슈타트 선착장에 내린 뒤 바로 왼쪽으로 꺾어 걷기 시작했다. 숙소까지는 보통 걸음으로 15분 정도로 구글맵에서 안내한 시간보다 조금 덜 걸렸다. 거리만 따지만 1km가 넘지만 주변 풍경이 워낙 좋은데다가 가는 내내 평지여서 별로 힘들지는 않은 편이다. 소금광산이 가깝기 때문에 숙소에 짐을 풀고 소금광산Salz Welten이나 벨트에르베블릭 전망대Welterbeblick를 둘러본 뒤 중앙광장쪽으로 이동하는 동선이 효율적이다.
할슈타트 지도; 선착장에서 하우스리디까지
푸니쿨라 탑승장을 조금만 지나쳐도 한적한 시골마을 분위기다. 조금은 분주해보였던 중앙광장 주변보다 더 자연에 가까운 이쪽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들었다. 잘 가꿔놓은 예쁜 정원과 가지런히 쌓아둔 장작더미, 뽀얗게 낀 안개와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가 '평온' 그 자체였달까.
구글맵을 보며 걷다보니 어느새 앙증맞은 2층 집이 눈앞에 나타났다. 하우스리디Haus Lidy는 사진 속 모습보다 더 아름다웠다. 얼핏보면 가평 어디쯤에 있을 법한 펜션 느낌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집주인이 공들여 관리하는 태가 나는 그런 집.
미세스 리디 얀센(Mrs Lidy Jansen)과 인사를 나누고 바로 2층으로 올라가 방을 안내받았다. 푹신한 더블침대가 놓인 아담한 다락방은 포근하기 이를데 없었다. 작은 테라스도 있었고 우리만 사용할 수 있는 분리된 욕실과 화장실도 있었다. 무엇보다 온 방을 가득 채운 은은한 나무향이 참 좋았다.
방에 딸려있었던 작은 테라스도 좋았다. 리디여사에게 커피포트를 빌려서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니 비 때문에 조금 으슬으슬했던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
저도 잘 쉬다 갑니다!
작은 방이지만 있을건 다 있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물론이고 간단히 손을 씻거나 양치를 할 수 있는 작은 세면대도 방 안에 설치되어 있었다. 세면대 위쪽으로는 하늘을 향해 작은 창이 나 있었는데 날씨가 맑았다면 낮에는 푸른 하늘을, 밤에는 반짝이는 별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체크인 할 때 다음날 아침 식사 시간을 안내해주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서 내려가면 된다. 삶은 계란과 치즈, 햄 그리고 리디여사가 직접 구운 따끈한 카이저젬멜Kaiser Semmel이 제공되는 간단한 식사인데 이게 묘하게 맛있었다. 입맛에 맛냐는 리디여사의 말에 빵이 너무 맛있다고 대답 했다가 빵을 한 바구니 더 가져다 주는 바람에 배가 빵빵해질 때까지 빵을 먹었다는 행복한 결말..?
■할슈타트 숙소 하우스 리디 Haus Lidy Hallstatt Privatzimmer / Bed & Breakfast
- 주소: Kohlstattweg 186, 4830-A Hallstatt
- 전화: +43 6134 20631
- 이메일: lidy@hallstatt.net
- 하우스 리디 홈페이지(EN) / 할슈타트 공식 홈페이지-하우스 리디(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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