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여유로운 중국 샤먼 구랑위의 밤




샤먼 중산로 입구에서 길을 건너면 구랑위로 갈 수 있는 윤도항(轮渡码头)가 나온다. 매표소에서 왕복표를 8원에 구입하고 1번 탑승구로 가면 구랑위로 갈 수 있다.
밤에는 환하게 조명이 켜져 있어서 낮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윤도항에서 구랑위로 가는 배는 약 15분에 1대씩 있는데, 1층과 2층으로 되어있다. 낮에 짐을 풀기 위해 구랑위로 갔을 때는 1층에 서서 갔지만, 이번에는 2층으로 올라가서 야경을 즐기기로 했다.





배 2층의 모습..사방으로 탁 트여서 샤먼섬과 구랑위의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샤먼-구랑위 배 2층은 1원을 추가로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거의) 없었다. 2층으로 올라가서 일단 자리를 잡고 앉으면 복무원들이 추가요금을 받으러 온다.





 


샤먼섬쪽은 높은 빌딩들에 조명을 화려하게 밝힌 세련된 모습이고 구랑위는 고풍스러운 조계지역의 느낌이다. 약 5~7분이 지나고, 구랑위선착장에 도착했다.
이 곳 조명이 밝혀져 있어서 낮의 모습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선착장을 나와서 바로 숙소로 갈까 하다가, 여행 일정상 야경을 볼 수 있는 날이 첫 날 밖에 없다는 것을 상기하고 구랑위 쇼핑지구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실 걸음을 옮겼다고 하기도 좀 그런것이, 쇼핑지구는 선착장에서 한 1분?정도 걸으면 나온다. 

  


골목골목 야시장이 열려있다. 구랑위는 조계지역이었기 때문에 중국풍 건물이 거의 없고, 서양식 건물들이 대부분인데, 구 조계지역이었던 곳을 개조해서 카페, 기념품가게 등으로 운영하고 있는어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대야에 해산물을 넣어서 팔기도 하는데, 샤먼지역의 해산물이 유명하고 그 중에서도 구랑위의 것이 유명하다고 한다.



지우바(酒吧)에서 맥주를 한 잔 할까 생각도 했지만, 배도 부르고, 뭘 더 먹거나 마시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 그만두기로 했다. 대신 기념품으로 냉장고자석을 하나 사기로 마음먹고 가게들을 구경했다. 내가 갖고싶던 기념품은 바로 냉장고 자석인데, 샤먼으로 오기 전 타오바오(淘宝)를 통해 점찍어 둔 디자인이 있어서 그걸 찾기로 했다.. 아니, 반드시 찾아야만했다. 다른건 안예쁘니까




그래서 보이는 기념품 가게, 소품 가게마다 들어가보다가, 병정인형을 컨셉으로 한 카페에 들르게 되었다. 가게 안 쪽으로 들어가니 기념품 판매와 함께 음료와 맥주를 팔는 바를 같이 운영하고 있었다. 진짜로 진짜로 맥주가 마시고 싶어졌는데, 맥주보다 더 급한게 냉장고 자석이라(ㅋㅋ) 자제했다. 안에는 크고 작은 인형들로 인테리어가 되어있었는데, 왠지 호두까기 인형이 생각나서 혼자서 동심에 빠져들어버렸다. 기분이 좋아져서 계획에 없는 그림 엽서 몇 장 구입 ! 여기서 엽서를 사서 쓴 뒤, 우표값와 엽서값을 지불하면 바로 보낼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몇 군데 가게를 더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내가 찾던 냉장고 자석을 찾았다! 구랑위에는 샤먼에서 잡힌 엄~청 큰 고래가 전시된 해저세계가 있는데, 그래서인지 구랑위 기념품에는 유난히 돌고래가 많이 들어가 있다. 내가 사려고 벼르던 자석도 바로 돌고래가 들어간 모양인데, 도자기로 구워져 있어서 더 갖고싶었다 *_* 자석계의 에이스! 도자기 자석. (엽서 2장 6원, 자석 2개 24원)

이 자석, 한동안 정말 사랑할 것만 같다.



기념품을 다 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누군가가 기타를 치며 신나게 노래를 하길래 가까이 가봤는데, 외국인이닷! 아.. 나도 외국인이긴 하지만, 이 사람은 동양인이 아닌 진짜 외국인. 이런 외국인이 중국어로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다들 신기한지 둥그렇게 둘러 서서 구경을 한다. 아마도 저 뒤에있는 가게에서 고용된 사람인가보다. 

 

 

 

 

 

  

상가거리를 빠져나와서 호월암湖月岩 근처까지 산책을 하고, 19:43 구랑위 유스호스텔로 돌아왔다. 일단 씻고, 짐 정리를 하고 다음날 일정을 간략하게 다시 짰다. 원래는 오전에 구랑위를 마저 둘러보고 섬을 나가서 샤먼대학과 남보타사를 볼 예정이었지만,구랑위와 사랑에 빠져 버렸기 때문에 내일은 하루 종일 구랑위에서만 놀기로 급 변경. 혼자 하는 여행의 묘미가 바로 이런거 아닌가! 내맘대로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거 하는 것..! 빡빡한 일정을 고수하는 것 보다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이 샤먼 여행의 포인트가 될 것만 같다~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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