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삼진어묵베이커리(Busan Station Samjin fish-cake store)

찬바람이 살을 에는 듯한 겨울 거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꼬치를 파는 곳을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느껴봤을 법한 감정일테다. '겨울'을 대표하는 간식거리가 바로 어묵인 것. 하지만 추위가 한풀 꺾이고 나면 어묵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어 마침내 햇살 따스한 봄부터는 그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여름 길거리에서 땀흘리며 어묵꼬치를 먹는 모습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그러고보면 어묵은 계절 참 많이 타는 간식이다. 


밀면, 씨앗호떡, 유부주머니 등등 온갖 향토음식과 독특한 간식이 그 이름을 휘날리는 부산. 치열한 맛의 격전지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 있으니, 바로 어묵이다. 부산어묵 유명한 것은 전국 남녀노소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새삼 유명해질 것이 무에 있겠냐 싶었는데, 그게 좀 다르다더라. 반찬으로, 꼬치로 먹는 그런 흔한 어묵이 아니라 조금 특별한 모양과 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 어묵으로 우동을 만들었다지 않나, 어묵으로 고로케를 만들었다질 않나. 어묵로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그 변신이 대단하단다. 

부산역 삼진어묵 스토어에는 항상 수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있다. 눈으로 확인한 어묵열풍의 실체다. 매장 안에서 판매하는 어묵은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다채로운 모습이었다. 메추리알이 통째로 들어간 어묵, 단호박에 땡초가 들어간 어묵, 소시지나 치즈가 들어간 어묵 등등 난생 처음 보는 어묵이 매대에 가득했다. 매대 뒤편으로는 어묵을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어묵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볼 수 있으니 믿음이 간다. 

원하는 어묵을 트레이에 담아 계산대로 가져가면 포장과 계산을 해준다. 튀김옷이 입혀진 어묵은 튀김옷이 눅눅해지기 전에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어묵이라면 꼭 바로 먹지 않아도 괜찮다. 어육함량이 높아서 김이 식어도 탱탱한 식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육함량이 높다는 것은 뜨거운 물에 익혔을 때 잘 풀어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온 어묵을 냉장보관했다가 어묵탕을 끓였는데, 하루 나절이 지나도 어묵이 퉁퉁 불거나 풀어지지 않았다. 물론 탱탱한 식감도 그대로.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영도에 위치한 삼진어묵베이커리에 들러 어묵고로케를 맛보자. 밀가루 대신 어묵으로 내용물을 감싸서 튀긴 것인데, 굉장히 맛있다.

삼진어묵 부산역

- 코레일 부산역 2층

- 06:00~22:30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이미지 맵

    Korea/Busan_부산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