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롱베이 패키지 씨푸드 특식 옵션, 괜찮아요

베트남 하노이-하롱베이-옌뜨 패키지 여행. 패키지 구성 중 하노이와 옌뜨는 패키지 관광 코스에서 아주 짧은 자리만을 차지할 뿐이었고,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하롱베이였다. 체력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코스이기에 60대 이상 부모님들께 주로 추천하는 상품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도 어머니들은 하롱베이에 대해서 만큼은 단 하나의 불평도 하지 않으셨다. 하롱베이의 비경은 세계자연유산다웠다. 정말 멋있고 인상깊었다. 가이드가 이곳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해줬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런것 없이도 멋있는건 멋있는거니까-

하롱베이 관광은 오전에 배를 타고 출발하면서 시작한다. 오전 일정은 옵션관광인 비경관광과 스피드보트로 채워지고, 오후에는 섬투어를 진행하게 된다. 저가 패키지에는 점심 식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식사를 하고 싶으면 옵션을 구입해야 한다. 옵션은 선상 회와 씨푸드 두 종류인데, 개개인이 따로 선택해서 주문할 수는 없고 하롱베이 관광 전날 배에 타고 있는 인원이 합의를 봐서 메뉴를 통일해서 미리 주문해야 한다.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 직원(가이드 아님)의 말에 따르면 대개 씨푸드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한다.

재료는 이 지역에서 나는 게, 새우, 가재, 조개, 생선 등 가이드가 사온 해산물들은 찜, 튀김 등 갖은 방법으로 조리되어 나온다. 요리는 아주 맛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특별한 향신료가 가미되지 않아 외국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식사할 수 있다. 몇몇 요리는 한국식으로 조리되어 나오는데, 주재료가 달라서인지 미묘한 맛의 차이가 느껴진다. 

어머니와 그 친구분들은 몇십년 동안 본인 장사를 오래 해오신 분들이라 셈에 밝으신 편이었다. 그래서 나는 옵션을 결제할 때마다 어머니들 눈치를 열심히 살펴야 했는데, 씨푸드는 옵션가는 비쌌지만 식사에 대한 어머니들의 만족도는 괜찮은 편이라 다행이었다. 어머니들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자주 먹지 않는 재료가 나오면 많은 관심을 보이셨다. 가재가 나오니 "가재? 가재 맞나? 여기는 가재를 아직도 먹는구나~" 하시면서 드시는 모습이 소녀같았달까.. 새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게 느껴진 순간.

하롱베이 씨푸드 옵션을 선택하면 물은 마음껏 마실 수 있지만, 음료수나 맥주는 따로 사야한다. 1캔의 가격이 저렴하지 않았던 데다가 물값으로 이미 1인당 15달러 가까이 낸 상태여서 어머니들은 음료수보다 물을 열심히 드셨다. 하지만 뱃놀이에 물은 역시 어울리지 않았던 것일까-. 갑자기 기분을 내며 맥주를 한 캔씩 사 드셨다. 배에는 노래방 기계가 있었다. 노래를 한 곡 부를때마다 팁을 내야 했는데, 생각보다 노래를 부르려는 사람이 많았다. 이 날 가이드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방문했던 히노끼 쇼핑센터에서 얻은 수익이 꽤 쏠쏠했던 걸까? 아니면 투어 인원 전원이 옵션 투어를 모두 결제했기 때문일까. 이유야 상관 없다. 그의 기분이 좋아진 덕분에 나는 맥주 한 캔을 공짜로 얻었으니까.

식사를 마치고 잠시 섬 투어를 한 뒤 배로 돌아와보니 테이블마다 열대 과일이 1접시 놓여있었다. 과일을 먹으며 가이드의 생색과 자기 자랑을 10분 정도 들어야만 했는데, 어머니 말씀으로는 망고는 태국망고가 최고라고.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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