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금사탄 해수욕장(金沙滩), 금빛모래가 반짝이는 바닷가

주말에 훌쩍, 아무런 준비 없이 가도 될 만큼 만만한 곳이 칭다오다. 인천에서 1시간, 특가 항공권이 나올 때면 오가는 비행기표를 10만 원 초반에 살 수 있다. 칭다오는 맥주의 도시다. 양꼬치와 그렇게 찰떡궁합이라는 칭다오 맥주의 고향. 이곳에는 차가운 칭다오 맥주에 어울리는 시원한 바다도 있다. 무더운 여름철에 모래사장에 앉아서 시원한 칭다오 캔맥주 하나 따서 벌컥벌컥 들이켜면 더위도 무섭지 않다.

칭다오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흔히 찾는 바다는 도심에서 가까운 곳일 테다. 아마 제1해수욕장, 제2해수욕장 등으로 이름 붙여진 그런 곳들. 사실 칭다오에서 가장 놀기 좋은 해수욕장은 칭다오 시내에서 차로 50분 거리에 위치한 서해안 신구(青岛西海岸新区, 黄岛)의 금사탄(金沙滩)이다. 

지금이 겨울이라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아름다웠던 금사탄해변. 이곳은 가루처럼 고운 황금색 모래와 맑고 깨끗한 바닷물로 유명하다. 3.5km에 걸친 백사장은 그 규모가 참 대륙답게 시원시원 하다. 금사탄 해변은 중국 AAAA 급 관광명승지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최고 등급이 AAAAA인 것을 생각해보면 꽤 높은 등급을 받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금사탄 해수욕장 주변에는 고급 호텔이 많은 편이다. 힐튼 칭다오 골든비치(Hilton Qingdao Golden Beach)와 윈덤 그랜드 칭다오(Wyndham Grand Qingdao)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대만의 초 럭셔리 호텔인 랄루 리조트 계열인 더 랄루 칭다오(The Lalu Resort Qingdao) 도 오픈했다. 편안히 휴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뜻. 실제로 여름이면 수많은 칭다오 현지인들이 이곳을 찾는단다. 칭다오 시내에도 해수욕장이 많지만 굳이 이곳으로 오는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부산에 해운대가 있지만 부산사람은 해운대를 가지 않는 그런 것과 비슷하다.

금사탄(金沙滩)이라는 글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금빛 모래사장이라는 뜻이다. 영문명도 골든 비치(Golden Beach)다. 고운 모래가 가장 화려한 금빛을 뽐내는 시간은 해질녘이다. 노을이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모래의 금빛도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내가 갔던 날은 날씨가 조금 흐려서 석양이 조금 흐릿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변은 금가루를 솔솔 뿌려놓은 듯 반짝반짝 빛났다. 사진으로는 그 아름다움이 담기지 않아서 아쉬울 따름. 화장품 매장에서 금색 글리터를 보여달라고 하면 저것과 비슷한 반짝임을 느낄 수 있을 테다.  

모래사장이 해안을 따라 넓게 펼쳐진 모습을 보면 언뜻 해운대가 생각나기도 한다. 같은 일정을 소화했던 부산 출신 중년 부부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사람이 느끼는 감흥은 비슷비슷한 것인지 우리 모두 해운대보다 훨씬 좋다고 입을 모았다. 부드럽고 고운 모래며, 맑은 바다, 넓은 백사장과 어마어마한 규모를 갖춘 이런 바닷가를 여태 모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억울한 생각도 들었다. 칭다오에 세 번을 왔었는데 여기를 모르고 있었다니. 심지어 몇 년 전에는 맥주축제도 즐길 겸 해서 여름휴가를 칭다오에서 보내기까지 했는데 말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남편과 함께 여름을 즐기러 가볍게 다시 한 번 금사탄에 오고 싶다.

칭다오 시내에서 금사탄에 갈 때는 중산로(中山路), 시립의원(市立医院), 청도기차역(青岛火车站) 등의 정류장에서 5, 6, 7번 버스를 타고 해운가원(海韵家园)에서 내리면 된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에는 황다오 힐튼 칭다오 골든비치 호텔(青岛金沙滩希尔顿酒店)로 가자. 호텔과 금사탄 해변은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다. 각각의 소요시간은 버스 1시간 내외, 택시 30분 내외다. 

칭다오 금사탄 해수욕장(金沙滩)

해수욕장 개장기간: 7월1일부터 9월 15일까지, 이외 기간 해변 상시 개방

전화: 0531-86707399

주소: 金沙滩路以南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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