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낭아대, 진시황의 불로초찾기가 시작된 곳(琅琊台风景名胜区)

칭다오 남서쪽의 교남시에 있는 낭아대 관광휴양지는 중국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들러보면 좋을 곳이다. 이곳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인 '진시황의 불로초 찾기'의 현장이다.

16개로 나뉜 중국을 통일하고 중국 최초의 황제로 등극한 진시황(秦始皇帝)은 대륙을 통일(BC221)한 뒤 5번에 걸쳐 진나라 전역을 순시했다. 여느때처럼 영토를 둘러보던 어느날, 그는 과거 제나라 영토였던 산동성 교남시를 지나다가 바닷가 작은 언덕인 낭야대에 올라 난생 처음 바다를 보게 된다. 흙먼지 흩날리는 중원의 전장터에서 평생을 보냈던 평화롭기 그지없는 바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푸른 바다와 바다 건너 먼 세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었는지도 모를일이다. 진시황은 5번의 국토순시 중 3번을 할애해 이곳을 찾았다. 자신의 아들에게 일러 이곳에 자신의 공덕을 찬양하는 글을 적은 빗돌을 세우라고도 했다. 

당시 낭아대 근처 마을에는 서복(徐福)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토속주를 빚는 집안에서 태어난 서복은 자신의 신분에 걸맞지 않는 야심을 가슴 속에 품고 있었다. 그에게 진시황의 순시는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서복은 그 일대에서 가장 좋은 명주를 구해 진시황에게 진상했고, 술 맛에 반한 황제는 그를 가까이 두기 시작했다. 어느날 서복은 진시황에게 바다 가운데 신선이 사는 삼신산의 불로초를 구해오겠다고 말한다. 대륙 통일이라는 대업을 이루고 하루하루 꿈같은 나날을 보내던 진시황에게 서복의 제안은 달콤하기 그지없었을 테다. 당연히 진시황의 마음 속에서는 욕심이 걷잡을 수 없이 피어올랐고, 서복에게 엄청난 양의 금은보화와 수천명의 동남 동녀를 내려 불로초를 찾아오라 명하기에 이른다. 서복의 배가 불로초를 찾아 떠난 곳이 바로 이곳 낭아대다.

당연히 서복은 돌아오지 않았다. 부산과 제주도를 거쳐 일본까지 가서 문물을 전하며 정착했다고 한다. 당시 일본인들은 그를 통해 농업, 어업, 의약, 주거문화, 토기 등 대륙의 선진 문물을 접할 수 있었다. 진시황 입장에서는 세상 둘도 없는 나쁜 사기꾼이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은인도 이런 은인이 없었을 테다. 그래서일까? 일본에서 서복은 115세에 이를때까지 평생 행복하게 살다가 죽어서는 신으로 추앙받기까지 했다고.

낭아대 문화 전시관에는 낭아대에 관련한 내용이 전시되어있다. 대부분의 전시품들이 중국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어를 모른다면 그 내용이 잘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까막눈이 아님에도 까막눈이 될 수 밖에 없는 이곳에서, 유일하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탁 트인 경치다. 날씨가 맑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날씨가 맑은 날 전시관 2층에 올라가면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람이 불면 마치 수천마리의 용이 한데 모여 꿈들거리는 듯 하다는 낭아대 관룡이라 불리는 낭아대 아래 파도가 보인다면 매우 운이 좋은 것!


박물관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용왕을 모시는 사당을 포함해서 몇 개의 사당이 나온다. 사당 주변에는 건강과 행복을 빌며 달아놓은 붉은 리본이 가득 매달려 있다. 특별한 종교가 없다면 이곳에서 한번쯤 복을 빌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사당 입구에서 향을 받아서 피운 뒤 세 번 절을 하고, 도장을 쾅쾅 찍은 리본을 받아 매달면 된다.  

낭아대 관광휴양지(琅牙台风景区)

주소: 郊胶南市琅琊镇登台路

개방시간: 08:00~17:00

입장료: 일반 50元 / 60~69세 · 신장 1.2~1.4m인 어린이 25元 / 70세 이상 · 신장 1.2m 이하 어린이 무료

홈페이지: http://www.qdlangyatai.com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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