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 하루여행, 외국인과 함께한 브리즈번 탐방

스쿠트항공에서 선물해준 스누즈키트(Snooz kit) 덕분에 골드코스트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꿀잠을 잤다. 너무 깊게 잠든 나머지 내가 아이마스크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려서 '분명히 아침일텐데 왜 이렇게 캄캄하지?'라고 생각했을 정도. 눈 앞을 가리고 있던 아이마스크를 벗고나니 창가 너머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가슴이 두근두근. 말로만 듣던 파랗고 파란 퀸즐랜드의 하늘이다 


내 인생 첫번째 호주여행
싱가포르에서 밤 10시 25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아침 8시 20분 경 골드코스트 공항에 도착했다. 호주 골드코스트 공항은 아담했다. 비행기에 연결된 계단으로 내려와 입국심사장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정도의 크기. 답답한 비행기를 나와 처음 맞이한 것은 진하고 푸른 하늘과 새하얀 구름, 그리고 뜨거운 햇빛이었다. 
골드코스트 공항의 입국심사관은 그리 까다로워 보이지 않았다. 내가 서있던 줄의 그 사람만 빼고. 다른 입국심사관과 달리 혼자서만 경직된 표정을 하고 불안했는데, 아니나다를까 폭풍 질문을 쏟아낸다. 어디서 왔냐, 가방에 음식물 있냐, 누구랑 왔냐, 일행이 누군지 가리켜봐라, 총 몇명이냐, 입국카드 유의사항 소리내서 읽어봐라 등등. 어쨌거나 그가 원하는 대답을 모두 하고 나니 통과를 시켜준다. 그리고 내 뒷 사람도 한참동안 그에게 질문공세를 받았다. 다시한번 느끼는거지만, 입국심사는 복불복이다. 

▲ 코알라가 나를 반겨주는 이곳은 즐거운 퀸즐랜드!

퀸즐랜드 관광청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받고 도착을 기념하는 단체사진을 찍었다. 싱가포르에서 찍은 첫 단체사진에 비해 참가자들의 거리가 가까워졌고, 조금 더 밝아진 표정. 해맑게 웃는 이들의 표정에서 앞으로 펼쳐질 #ESCAPERS15에 대한 기대가 느껴지는 듯 하다. 물론 내 표정도 꽤나 해맑다.
우리는 골드코스트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브리즈번으로 이동했다. 버스 안에는 퀸즐랜드에서 준비한 썬캡과 USB 등등 다양한 선물이 들어있었다. -감사를!- 브리즈번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 ESCAPERS15의 일정과 숙소 배정, 조편성이 이루어졌다. 

| 브리즈번 강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밤을, 머큐어 브리즈번
내가 배정받은 브리즈번의 숙소는 머큐어 브리즈번(MERCURE BRISBANE). 브리즈번 시티에 위치한 머큐어브리즈번은 아코르호텔의 미드스케일 호텔(4성급)로, 퀸 스트리트 몰, 사우스뱅크, 퀸즐랜드 미술관, 박물관 등과 가깝다. 

버스에서 내려 객실키를 받고 배정받은 객실로 올라갔다. 최근에 객실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롭게 단장했다는 룸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의 객실 분위기였다. 머큐어를 상징하는 핑크 모티브와 브리즈번 지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만들어진 멋진 블랙컬러의 베드헤드도 멋지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룸에서 보이는 뷰! 창을 살짝 가린 커튼을 활짝 열자마자 브리즈번 강 건너편 관람차(THE WHEEL OF BRISBANE)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리버뷰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한국에 두고온 짝궁에게 어쩐지 미안한 기분.

▶ Mercure Brisbane
- 85-87 North Quay, Brisbane QLD 4000
- (+61) 7 3237 2300

| 브리즈번 강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밤을, 머큐어 브리즈번
첫번째 일정은 브리즈번 그리터 Brisbane Greeter와 함께 브리즈번 시티를 가볍게 돌아보는 도보 투어를 하는 것. 브리즈번 그리터는 주로 브리즈번에 오랫동안 살아온 은퇴자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단체로, 오로지 도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행자들에게 무료로 시티투어 가이드를 해주고 있다. 우리와 함께한 블레어 앨솝 Blair Allsopp 할아버지 역시 브리즈번에 정착해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이다. 관광책자 속의 이야기가 아닌, 할아버지의 고향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에 귀를 쫑긋. 블레어 할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브리즈번에 박쥐가 많다는 것도, 오래된 건물들에 깃든 사연도 알지 못했을 테다. 
브리즈번 그리터 투어는 브리즈번을 찾은 여행자라면 누구나 신청해서 참여할 수 있다. 투어는 그룹당 6명씩, 최장 2시간 동안 도보여행으로 진행되며 퀸스트리트몰 Queen Street Mall에 위치한 브리즈번 여행정보 센터 앞에서 출발한다.
▶ 브리즈번 그리터 투어 Brisbane Greeters Tour
브리즈번에 오랫동안 거주한 자원봉사자들이 진행하는 무료 가이드 프로그램
진행언어: 영어
인원: 그룹당 6명
시간: 최장 2시간

| 퀸스트리트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레스토랑
우리의 투어는 호텔에서 시작해서 브리즈번 아케이드에서 끝났다. 점심식사를 하기 전, 우리에게는 두번째 미션이 주어졌다. 블레어 할아버지의 설명을 힌트삼아서 브리즈번과 관련된 3가지 퀴즈를 푸는 것. 우여곡절 끝에 미션을 모두 끝내고 식사 장소인 지미스 온 더 몰 Jimmy's on the Mall에 도착. 

1982년에 오픈한 이곳은 브리즈번의 가장 큰 번화가인 퀸스트리트몰에 있는 유명 레스토랑이다. 1, 2층 모두 테라스 형태로 되어있는데다가 거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 꽤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퀸스트리트의 활기찬 분위기와 브리즈번의 파란 하늘 모두가 이곳의 인테리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심지어 맛도 좋다. 퀸즐랜드 모튼 베이 Moreton Bay에서 잡히는 플렛헤드랍스터 Flathead lobster 요리는 이국적이면서 인상적인 맛이어서 꼭 맛보라고 추천하고 싶다.(=맛있다) 

※ 제일 마지막 사진의 출처는 싱가포르 블로거 Dennis
▶ 지미스 온 더 몰 Jimmy's on the Mall
- 24 hours a day, 7 days a week
- Queen Street Mall, Brisbane, 4000, QLD, Australia
- (+61) 7 3003 1594

| 코알라와 캥거루 만나기, 론 파인 코알라 보호구역
식사를 마친 뒤, ESCAPERS15 참가자들은 4개의 팀으로 나뉘어 다음 활동을 위한 목적지로 이동했다. 내가 속한 팀에는 말레이시아의 @kampungboycitycal 중국의 @guanchao 태국의 @aphirakRoteamporn가 배정되었고, 팀리더 라벤다가 함께했다. 우리는 준비된 차에 올라 론 파인 코알라 보호구역 Lon Pine Koala Sanctuary으로 이동했다. 
론 파인 코알라 보호구역은 기네스북이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큰 코알라 보호구역으로 136마리 코알라를 비롯한 캥거루, 에뮤같은 호주 토종 동물이 살고 있다. 론 파인 코알라 보호구역에서는 단순히 동물을 구경하는 것 뿐만 아니라 캥거루 먹이를 구입한 뒤 방사되어있는 캥거루 구역으로 가서 먹이를 주며 귀여운 캥거루와 함께 사진도 찍고, 귀여운 코알라를 품에 안고 기념사진을 남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작은 캥거루부터 사람만큼 큰 근육캥거루까지 있는데, 먹이를 달라고 어기적 어기적 다가오는 모습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귀엽다. 캥거루와 함께 셀카를 찍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 캥거루는 생각보다 도도해서 카메라를 쉽게 쳐다봐주지 않는다. 1차, 2차, 3차 까지 셀카를 시도하다 결국 포기했지만 시도하는 것 만으로도 유쾌한 경험이다.

▲ 캥거루를 안고 찍은 사진은 웹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 론 파인 코알라 보호구역 Lone Pine Koala Sanctuary
- 708 Jesmond Road, Fig Tree Pocket QLD 4069
- (+61) 7 3378 1366
- 09:00~17:00
- 성인 $35, 어린이(3~13) $24, 학생(ID카드지참)·노인(65세+) $24, YHA회원 $28 등

| 2층 버스를 타고 브리즈번 탐방
도시, 역사가 오래된 도시를 2층 버스를 타고 돌아보는건 꽤 로맨틱한 일이다. 강가를 따라 늘어선 건물과 다리에 조명이 켜지는 저녁시간이라면 더욱 운치있을 것. 때문에 나는 종종 외국을 여행할 때 투어리스트 버스를 타곤 한다. 퀸즐랜드에 도착한 첫 날 맞이한 저녁에 나는 2층 버스를 탈 기회를 얻었다. 
투어리스트 버스의 이름은 브리즈번 익스플로러 Brisbane Explorer. 브리즈번의 야경 명소인 캥거루 포인트를 비롯해서 스토리 브리지 등 총 15개의 포인트를 지나는 버스인데, 무엇보다 이어폰을 통해 한국어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티켓은 24시간 이용권과 48시간 이용권이 있고 각각의 포인트에 내리지 않고 쭉 둘러볼 경우 약 90분이 소요 된다.
▶ 브리즈번 익스플로러 Brisbane Explorer
- 각 투어 90분, 연중 매일 운행
- 24시간 티켓: 성인 $35, 어린이 $20, 학생·노인 $30
- 48시간 티켓: 성인 $60, 어린이 $30, 학생·노인 $50

| 호화롭고 분위기있는 밤, Pony Lounge&Dining
(충격적이게도) 브리즈번의 상점들은 오후 5시면 모두 문을 닫는다. 때문에 해가 모두 지는 저녁 시간의 브리즈번은 한적하다. 하지만 이글 스트리트 피어 Eagle St Pier가 있는 리버사이드 Liverside에서라면 말이 다르다. 레스토랑과 펍이 몰려있는 이글스트리트 피어는 뜨거운 밤을 보내려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ESCAPERS15를 주관하는 TEQ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모인 이들이 호주에서 보내는 첫날을 기념하기 위해 이글스트리트피어의 포니 라운지&다이닝 Pony Lounge&Dining에 멋진 디너를 준비해줬다. '마굿간'을 모티브로 한 포니 라운지&다이닝은 노출 콘크리트와 벽돌, 멋진 카펫과 스테인레스 스틸로 세심하게 꾸며진 인테리어가 수준급이다. 선보이는 음식도 인테리어만큼이나 수준 높다.(=맛있다)
이날의 마지막 이벤트는 지정된 디저트의 재료를 맞추는 블라인드 테스트 같은 것을 했다. 나는 아무래도 미각을 잃은 것 같다.(=하나도 못 맞췄다)
▶ 포니 라운지&다이닝 Pony Lounge&Dining
- Upper Level, Eagle Street Pier 18/45 Eagle Street, Brisbane QLD 4000
- (+61) 7 3181 3400
- 11:30-22:00 일-목
- 11:30-22:30 금,토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이미지 맵

    Oceania/Australia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