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타이파 빌리지 쿤하거리 산책(Taipa Village)


현지인의 삶을 느껴보지 않는건 진짜 여행이 아니라고, 혹은 유명 관광지만 돌아보는 것은 진짜 여행이 아니라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머릿속에 물음표 하나가 동동 떠오르곤 한다. 로컬빌리지에서 현지인의 삶을 굳이 느껴야만 하는 걸까? 관광지에 가서 랜드마크를 보고 오는 것은 정말 가치 없는 일일까? 허름한 시장바닥에도, 때깔좋은 호텔방에도 나름대로의 이야기와 즐거움이 있을텐데. 결국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은,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돌아오는 것이니 모든 여행이 지닌 가치의 크기는 동일한게 아닐까. 어쩌면 정말 촌스러운건 굳이 tourist와 traveller를무 자르듯 싹둑 잘라 둘로 구분하는 행동이 아닐까싶다. 

나는 마카오의 로컬 빌리지를 보고싶지 않았다. 그저 마카오의 화려함만을 간직하고 돌아가고 싶었다. 반짝이는 불빛 너머 그림자진 무언가를, 굳이 찾아 보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마카오 본섬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이 하필 그 곳에 있을 때 말이다. 마카오에 오기 전부터 꼭 가려고 마음 먹었던 레스토랑이 타이파빌리지에 있었다. 

그래서 타이파빌리지에 갔다. 갤럭시 마카오에서 걸어서 갈 수 있을만큼 코타이 스트립과 인접한 타이파 빌리지는 마카오 현지인과 마카오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주택가로, 타이파섬에 몇 없는 로컬 빌리지다. 타이파 주택 박물관이나 나름의 번화가인 쿤하거리가 있긴 하지만, 서민들이 생활하는 마을이라고 보는게 더 맞겠다. 관광객이 몰려드는 쿤하거리를 제외하면 인적이 드문 작은 마을.

쿤하거리(Rua de Cunha,宮也街)는 타이파빌리지의 메인 거리다. 3m 남짓한 짧은 골목에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바사삭 부서지는 아몬드쿠키와 포르투갈식 디저트 세라두라, 두리안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목이케이 젤라티나(Gelatina Mok Yi Kei) 등 먹거리를 파는 가게가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거리에는 갈로(Galo)나 덤보(The Dumbo Restaurant) 같이 유명한 매캐니즈 레스토랑도 많이 있다.

▲ 쿤하거리에 어울리는 노란색 스타벅스

▲ 나만 알고 싶은 매캐니즈 푸드 레스토랑 페치스케이라 Petisqueira

타이파빌리지는 아름다웠다. 맛있는 먹거리도 많았고, 해질 무렵 조명이 켜진 마을의 모습은 꽤 분위기있었다. 하지만 다시 이곳을 찾아갈 것 같지는 않다. 골목 뒷편에서 위압적인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 마카오의 대비가 썩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에ㅡ.

| 타이파 빌리지 Taipa Village

- 갤럭시호텔에서 셔틀버스 또는 도보로 이동 가능

- 샌즈 코타이 센트럴(Sands Cotai Central)에서 차량이용시 약 8분(3.5km)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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