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복로 쌈지골목(남포동 벽화거리), 광복로에서 숨은 벽화 찾기

인기있는 패션 브랜드 매장이 가득 들어찬 부산 광복로에 벽화가 그려진 허름한 거리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부산 남포동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발견한 쌈지골목 벽화거리는 부산에서 가장 화려한 거리 중 하나인 광복로 패션거리와 나란히 나 있는 이면도로 중간쯤에 자리하고 있다. 두 블록 남짓, 150m 정도로 짧은 골목은 여간해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화려한 패션 거리에 정신이 팔려 걷다 보면 그늘진 이면 도로 따위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만약 발견한다고 해도 화려한 거리를 두고 우중충하고 외진 골목으로 걷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 굳이 골목에 발을 내딛지는 않을 테다.

할매가야밀면 근처를 기웃거리다가 벽화를 하나 발견했다. 높은 건물과 건물 사이로 나 있어 어둡다 못해 컴컴한 골목에 뜬금없이 알록달록 색색의 옷을 입은 피노키오가 나타난 것이다. 골목길 수칙과 주변 약도가 그려진 벽면은 선명한 하늘색으로 칠해져있었고, 아기자기한 벽화는 길을 따라 계속 이어졌다. 쌈지골목에 그려진 벽화에는 남포동, 광복동이 있는 중구의 추억이 녹아있다. 중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부산탑과 팔각정의 야경이 그려져 있고, 남포동을 대표하는 행사인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주제로 한 벽화도 있다. 이곳에서는 어지럽게 나와있는 에어콘 실외기와 선들도 벽화의 일부다. 새가 앉아 쉬는 전깃줄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벽화 속 전봇대가 된다. 

광복로와 벽화거리라는 묘한 조합은 제1회 거리갤러리 미술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리갤러리 미술제는 부산 원도심권인 광복·남포동 골목을 전통과 문화가 있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고자 진행된 프로젝트다. 동광인쇄골목을 아우르는 천지인거리(제2회), 보수동 벽화거리(제3회), 산복도로 산리마을 일원(제4회)이 넓은 지역에 조성된 벽화마을인 것과 달리 쌈지골목 벽화거리는 그 규모도 작고 유명세도 덜하기에 굳이 찾아갈 것 까지는 없지만, 광복로를 걷다가 우연히 이곳을 발견한다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골목 여행을 떠나보자.

■ 광복로 쌈지골목(남포동 벽화거리) 찾아가는 길

벽화거리는 광복로 패션거리 삼거리 근처 남포동 할매가야밀면 앞에서 시작해서 이니스프리 매장까지 이어진다. 정확한 위치는 아래 지도를 참고할 것.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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