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로컬식당에서 전통음식 맛보기, 몽골해외봉사 인솔기

몽골에 도착한 직후 바로 숙소인 '메리워드센터(Mary Ward Center)'로 향했다. 메리워드센터는 지역 빈곤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문화사업을 하고 있는 기관이란다. 수녀님께 받은 센터 안내도를 참고해서 방배정을 한 뒤 짐을 풀었다. 방은 개인침대와 화장실이 있는 구조였다. 또 샤워장, 컴퓨터, 조리실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수녀님들께서 추천해주신 식당으로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다. 숙소 주변의 길은 포장상태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방금 전까지 내린 비로인해 곳곳이 진흙탕이었고 도로 곳곳에 잡초가 길쭉하게 자라있었다. 스러져 가는 건물들과 매연을 내뿜는 버스, 그리고 푸른 초원과 청명한 하늘이 모두 뒤섞여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15분쯤 걸었을까? 겨우겨우 도착한 식당의 문은 잠겨있었다. 마땅한 대안이 없었기에 바로 옆 가게인 '타니보츠(ТАны БууЗ)'라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깔끔하고 평범한 느낌의 소박한 로컬식당이었다. 외국인이 절대로 가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의 식당. 

테이블 위에는 코팅된 메뉴판이 한 장씩 놓여있었다. 몽골어는 러시아문자를 차용해서 쓴다고 한다. 글자를 앞에 두고도 읽지를 못하니 까막눈이 된 것만 같았다. 한참을 들여다보니 몇가지는 뜻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코카콜라나 커피같은 것말이다. 음식 가격은 많이 저렴했다. 

몽골지부 담당자님께서 우리에게 '수태차(Сүүтэй цай, Suutai tsai)'를 권하셨다. '우유차'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데, 몽골은 물이 귀하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물을 대신해서 우유에 물과 소금을 넣고 끓인 수테체를 많이 마신다고 한다. 맛은 약간 비릿한 사골국물맛? 수테체의 맛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는데, 대부분은 정말 싫다는 반응이었다. 나는 짭쪼롬하고 고소해서 식사 전에 마시니 입맛이 살살 돌던데..

몽골의 전통식 만두인 보쯔(БууЗ)와 호쇼르(Хуушуур)

(아마도)너거태슐...

몽골음식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주문은 몽골 현지 통역선생님의 몫이었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우리는 몽골의 전통식 만두인 보쯔(БууЗ)와 호쇼르(Хуушуур), 진한 맛의 탕 너거태슐, 고소한 맛의 몽골식 볶음국수 초이방(Чойван), 몽골식으로 조리한 굴라쉬를 맛볼 수 있었다.

이전에 먹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판단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일까?  이 식당의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양고기 특유의 잡내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고기,감자,당근이 주 재료인 여러 음식들도 맛있었다. 물론 기름진 조리법의 고기요리가 주를 이뤘기 때문에 느끼함도 느껴졌지만 그럴땐 수테체를 마시면 말끔하게 해결됬다.

몽골식 굴라쉬

몽골식 볶음국수 초이방(Чойван)

몽골에서의 첫 식사를 만족스럽게 끝내고 다른 테이블에 앉은 아이들을 둘러보니 입맛에 맞지 않는지 음식을 많이 남겼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앞으로 로컬식당에서 식사할 기회가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 어쩐지 아쉬워졌다. 이 맛있는 보츠와 호쇼르를 다시 맛볼 수 없다니..!!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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