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에어비앤비 후기, 발코니가 있는 아담한 파리지앵 하우스 Paris Airbnb

세계적인 관광도시답게 파리의 숙박비는 무시무시했다. 그렇다고 저렴한 숙박비를 찾아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을 이용하기에 나는 너무 '다른 사람과 부대끼는걸 싫어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다. 다행히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중간 어디쯤의 위치에 에어비앤비가 있었다. 몇몇 호스트에 문의 메세지를 보내고 일정을 조율한 뒤 최종적으로 우리는 5구역과 13구역의 경계인 Saint-Marcel역 근처에 있는 크리스의 집 [Parisian flat with a balcony]을 예약했다. 

St,Marcel역은 Gare d'Austerlitz까지 1정거장, Place d'Italle까지 2정거장 떨어져있다. 대부분의 관광지까지는 1번 정도 환승을 해야했지만 30분 이내에 모두 이동할 수 있고 버스 노선이 많아서 교통은 아주 편했다. 가장 가까운 지역은 몽쥬약국, 바스티유, 베르시 빌라주, 판테옹, 룩셈부르크공원. 주변 치안도 괜찮아서 밤늦게 숙소로 돌아올 때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었다.  건물 입구는 큰길을 바로 마주하고 있었고 5분 거리에 슈퍼마켓이 있었다.

센스있게 꾸며둔 거실

잡지 속 한 컷 같은 분위기

건물 입구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면 커다란 철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각각 A동, B동으로 들어갈 수 있는 중문이 나왔다. 카드키로 중문을 열고 들어가면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데, 오래된 건물이라 엘리베이터도 고전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형태였다. 엘리베이터가 철문으로 덮여있달까? 문 열고 닫히는 소리가 조금 무섭긴 했지만 적응을 하고보니 재미있었다. 현관문은 행운의 열쇠처럼 생긴 커다란 열쇠로 열어야 했다. 집 안까지 들어가는 과정이 복잡하지만 보안이 잘 되어있다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정도다.  

아담하고 화사한 거실

크리스는 소품을 좋아해

호스트인 크리스는 잡지 에디터라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집 안에 놓인 가구나 소품이 굉장히 센스있었다. 몇몇 아이템은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크리스의 에어비앤비 집은 채광이 참 좋았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환한 햇살이 집안을 가득 채워서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분위기 갑! 발코니

숙소 주변 분위기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했던 건 바로 이 발코니. 숙소를 정하면서 가장 큰 기대를 했던 곳인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테이블 하나와 의자 두개를 펼쳐놓으면 꽉 찰 정도로 좁은 공간이었지만 탁 트인 시야가 시원시원했고 저녁에는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핑크빛으로 물들어 그렇게 로맨틱할 수가 없었다. 어쩐지 파리지앵이 된 것 같은 느낌? 파리에 살고 있는 느낌도 들었고.

새 시트로 갈아준 침대

아이맥 접근금지

크리스의 집은 거실, 주방, 욕실, 침실이 모두 분리된 구조였다. 침실은 안쪽의 작은 방에 있었는데, 숙소 이용 규칙상 아이맥이나 옷장 등은 사용할 수 없었고 오직 침대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 말라면 안하는게 쿨한 게스트의 자세이니 아이맥 근처에도 가지 않는 걸로 :) 

화장실 문이 잠기지 않으니 주의

화장실 뒷쪽 공간이 샤워실

가장 오른쪽 브랜드는 강추!

욕실은 아주 작았고, 문이 제대로 잠궈지지 않았다. 우리는 부부사이지만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해 누군가 화장실을 갈 때는 가장 먼 위치로 몸을 피해주곤 했다. 수건은 4개 정도 준비해줬는데 3박 4일 동안 아침 저녁으로 샤워를 하기엔 부족해서 중간중간 세탁기로 빨아서 사용했다.   

욕실에 있는 샤워 용품은 사용해도 된다고 했지만 불어로만 써있어서 그냥 가져간 것을 사용했다. 나중에 한국에서 가져간 세면용품을 다 써서 마트에서 현지 브랜드 샴푸린스를 샀는데, 석회수 때문에 뻣뻣해지던 머리가 한번에 부드러워졌다. 그 때 샀던 현지 브랜드가 바로 위 사진 오른쪽에 있는 Le petit Marseiliais다. 가격도 정말 저렴하고 웬만한 마트나 슈퍼에서 다 팔아서 구하기도 어렵지 않으니 여행중에 현지에서 세면용품을 사야할 때 참고하면 좋을 듯.. 

세탁기 사용법이 어려워서 고생했지만 무사히 세탁 성공

작지만 있을건 다 있었던 크리스의 주방

에어비앤비 집을 빌리는걸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만 말해보라고 한다면 주방을 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매번 외식을 하기에는 부담도 되고 질리기도 하는데 주방이 있으면 한두끼 정도는 직접 해먹을 수 있는데다가 현지 마트에서 장을 봐서 요리를 하는 것도 꽤 재미있기 때문이다.

파리에 온 첫날. 런던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 북역으로, 북역에서 다시 숙소로 이동을 하니 어딘가로 구경을 가기엔 시간이 애매하고 체력도 부족해서 근처에서 파스타 재료와 와인 1병을 사와서 저녁을 간단히 해결했는데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특별한 경험이었다. 프랑스제 파스타 소스는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 맛있었고, 크리스는 예쁜 식기를 꽤 많이 가지고 있었으니까.

크리스가 준비해 둔 마들렌

시판 소스로 만든 아라비아따 파스타

다시 파리에 간다고 해도 나는 에어비앤비에서 집을 렌트할 것 같다. 조금 더 길게 머물면서 마치 원래 이곳에서 살아왔던 것 처럼 살아볼 것 같다. 물론 조금 가벼운 주머니 사정도 에어비앤비를 다시 선택할 이유 중 하나고. 내가 이용한 파리 에어비앤비 숙소 링크는 아래에 있다.

파리 에어비앤비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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