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이 활짝 피었던 중국 구채구 겨울 여행 프롤로그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바로 구채구(九寨沟,주자이거우)였다.. 내가 구채구에 가는 것을 꿈꾼 것은 중국에서 읽게 된 한 권의 책에서부터였다. 2007년 중국 하얼빈에서 공부를 하던 당시 첫 중국 배낭여행을 계획하며 번화가에 있는 서점에 가서 중국에서 나온 여행책을 뒤적거린 적이 있다. 그 책에 나온.. 둥글고 둥근 모양으로 켜켜이 쌓여있는 모습의 연못과 오묘한 옥빛의 물색을 지닌 구채구에 나는 한 눈에 반해버렸다. 당시에는 '구채구'라는 지역은 우리나라에서도 '나 중국 여행 좀 한다' 하는 사람들만이 알고 찾아가는 곳이었기에 쉽게 정보를 얻기 힘들었고, 무작정 찾아가기에는 중국어를 막 공부하기 시작했던터라 두려움이 앞서 구채구행을 포기했었다. 그리고 '언젠가 꼭 이 곳에 가리라..' 마음만 먹은채로 이렇게 시간이 흘러버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장가계', '황산'과 같은 관광지가 절경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고 '구채구'는 상대적으로 그 유명세가 덜한데, 중국인들 사이에서 최고의 물색을 가진 곳, 비경을 지닌 곳으로 손꼽히는 장소가 바로 '구채구'라고 한다. 요즘에는 많은 여행사에서 구채구 여행 상품을 다루며 홍보를 해서 그런지 구채구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덕분에 나도 좋은 기회를 얻어 그동안 손꼽아 고대하던 구채구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구채구는 쓰촨성 북부에 위치하고 있고 성도(청두)에서 중국 국내선을 이용해서 구채구 인근 공항인 구황(九黄)공항까지 갈 수 있다. 버스로 이동할 경우에는 7시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구채구에 갈 때는 보통 성도(청두)를 통해서 간다고 한다. 그래서 원래는 나도 둘째날 아침 일찍 일어나 성도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구황공항으로 바로 이동할 예정이었는데, 당일 구황공항쪽 기상악화로 비행기가 연착-취소되는 바람에 버스로 이동하게 되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성도에서 구채구까지는 보통 7시간정도 소요되는데, 이 날은 눈이 많이오고 길이 미끄러워서 8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1시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한 거리다). 기상악화로 인해 비행기가 뜨질 못한 것이니 누굴 탓할 것도 없고, 이동하는 동안 버스에서 잠도 푹 자서 일정이 하루 날아간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았다.(중국 여행을 하다보면 대인배가 된다)


구채구입구에 인접한 위치에 있는 신구채구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 일찍 버스에 올라 구채구 주차장까지 이동했다. 구채구 주차장에서 구채구 매표소까지는 도보로 약 10~15분정도면 도착하는데 길이 평지이고 경치가 좋아서 주변을 둘러보며 걷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구채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어있는 곳으로 중국 AAAAA급 관광지다! 중국의 AAAAA급 관광지는 중국에서 인정한 최고급 관광지로, 이런 AAAAA급 관광지는 풍경은 물론이고 교통,시설,가이드수준,관광객수,역사문화적 가치가 골고루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관광지이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입장료도 그만큼 비싼편이다.


구채구의 개장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인데, 유명관광지이기 때문에 조금 조용한 분위기에서 구채구를 느끼고 싶다면 개장시간에 맞춰서 입장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구채구 입구 근처에 전날 미리 도착해 호텔에서 1박을 하고 아침 일찍 움직인다고 하는데, 내가 속한 일행 역시 그런 이유로 전날 미리 구채구에 와서 숙박을 했다.


패키지 여행의 장점이라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지역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관람방법을 설명해주는 것 등을 가이드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구채구 관광구는 굉장히 넓기 때문에 내부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각 관광 포인트를 이동하며 관람하게 되는데, 입장권 따로 셔틀버스 승차권 따로 구입해야하고 셔틀버스에는 별다른 안내문도 붙어있지 않기 때문에 만약 중국어에 익숙치 않다면 패키지에 속해 여행하는 것이 속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표소 옆쪽으로는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보관센터가 있다(당연히 유료로 운영된다). 그리고 그 옆쪽으로 간단한 기념품류를 파는 곳과 간식류를 파는 곳이 있었다. 매표소를 지나 구채구 입구로 향하는 길.. 뒤를 돌아보니 방금 전 지나온 건물과 수려한 산새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높게 솟은 산과 건물.. 특히 건물의 모양이나 장식이 기존에 익숙해져있던 중국의 양식(한족양식)과 달라서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구채구에 입장한 시간이 이른편이었기에 아직 입장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구채구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고, 셔틀버스에도 바로 오를 수 있었다. 구채구 셔틀버스는 각각의 관광 포인트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중간지점까지 가는 버스, 왼쪽 코스로 가는 버스, 오른쪽 코스로 가는 버스.. 이렇게 각 버스마다 운행하는 구간이 다른데다가 어디까지 운행하는 것인지 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유여행객들은 처음에 조금 헤멜 수도 있다. 왼쪽코스에 구채구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오채지>가 있기 때문에 우리 일행은 오른쪽코스를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구채구 오른쪽 코스의 정상쪽을 향해서 달리는 버스.. 전날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나뭇가지마다 눈꽃이 피어있었고, 호수 가장자리에는 살얼음이 얼어있었다. "황산을 보고나면 다른 산을 보지 말고, 구채구의 물을 보고나면 다른 물을 보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구채구.. 아름다운 구채구의 모습은 다음 여행기에서 마저 소개하겠다.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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