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성 상치우 화상문화광장(华商文化广场), 상인의 시조를 찾아보자

고도(古都)를 여행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그 지역의 역사에 대해 공부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역사가 주요 테마인 여행지에서 내가 본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그 지역이 지나온 역사와 그로인해 만들어진 문화를 이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허난성의 도시를 여행하는 것은 하루하루 공부하고 배우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한국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치우(商丘)라는 도시를 여행할 때는 머리가 아플 정도로 많은 것을 보고 담아야 했다. 그만큼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지닌 도시였기에.

사진출처: http://shangqiu.lotour.com/tupian-924

상치우(商丘,Shangqiu)는 중국의 고대 왕조인 상나라의 수도였다. 보통 중국의 고대 왕조를 하-상-주나라 순서로 알고 있는데, 하나라는 실재했다는 공식적인 유물이나 유적이 발견되지 않아 공식적으로는 상나라가 중국의 첫 왕조라고 할 수 있다. 상나라는 '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은나라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인기 애니메이션 '봉신연의'의 배경이 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주지육림(酒池肉林)'으로 대변되는 상나라의 마지막이 워낙 강렬하기 때문에 상나라를 '폭군의 나라' 정도로만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상나라는 상문화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상인', '상업', '상품'과 같은 상문화를 일컫는 말도 이곳에 유래가 됐다는 것이다. 

출처: http://shangqiu.lotour.com/tupian-924#p=2


중국 허난성 상치우의 화상문화광장(华商文化广场)은 상나라의 수도였던 상치우의 상문화를 주제로 만들어진 곳이다. 

광장의 입구는 흔히 보던 중국의 문의 느낌이 아니었다. 거대한 새 모양의 상징물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 문에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3개의 문은 각각 '고대 상업도시(왼쪽)', 상업의 시조(중앙)', '상업(오른쪽)'을 의미한다. 

▲광장의 바닥에는 아주 고대에 통용됐던 동전부터 시작해서 약 200여 종의 동전이 블록으로 전시돼있다. 

광장의 중심에는 왕해(王亥)의 동상이 있다. 왕해는 상문화의 시조로 여겨지는 사람이다.

고대 상나라 백성들은 유목생활을 했다. 상나라의 왕해(王亥)는 가축을 기르는데 일가견이 있어서 부족들에게 목축을 장려했고, 농업과 목축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잉여 생산량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결국 남아도는 가축과 생산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왔는데, 왕해가 소를 길들여 소가 끄는 마차인 '우마차'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는 부락민들을 이끌고 멀리 다른 부락을 오가며 서로의 생산물을 물물교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저곳을 누비며 장사를 하는 이들을 두고 사람들은 '상나라 사람'이란 뜻의 '상인(商人)'이라고 칭했는데 이게 지금의 '상인'이라는 말의 유래다. 중국에서는 왕해가 가축을 이끌고 물물교환을 한 것을 상문화의 시작으로 본다. 재미있는 것은 이 역사 속 왕해가 동이족이라는 설이 있다는 것이다. 

광장의 끝은 알백대(阏伯台)로 이어진다. 알백대는 약 4500년 전에 건축된 천문 관측대로, 중국에 현존하는 천문대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 특별히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광장의 전경은 꽤 시원하다.


알백대(阏伯台)

여름 08:00-17:30, 겨울 08:00-17:00

입장료: CNY15.00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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