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수원역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

 이제와서 고백하는 것이지만 난 사실 수원이 무서웠다. 학창시절 좀 논다는 언니들은 모두 수원을 즐겨 찾았고, TV에 비치는 수원의 모습은 항상 흉흉한 소식 뿐이었으니. 사실 알고보면 수원은 여행지로 썩 괜찮은 곳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수원화성'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수원왕갈비, 수원통닭처럼 지역의 먹거리도 풍부하다. 수원에는 대학교도 많고 회사도 많다. 평일에는 젊은 대학생과 비즈니스를 위해 오가는 직장인으로,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나들이 나온 가족으로 북적인다.이렇게 화기애애한 도시를 그동안 '별볼일 없다'고 오해하고 있던 것이다. 

얼마전 더트래블러와 아코르호텔의 배려로 수원 노보텔 앰배서더에 숙박할 기회가 생겼다. 명목은 취재였으나 실제로는 여행. 수원역에 새로 오픈한 이 호텔은 수원을 처음 찾은 낯선 방문객이 이용하기에 충분히 편리하고 인상적이었다. 일단, 역에서 가장 가까우니까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 짧게 묵을 수록 위치가 좋아야 한다.

여행이 회를 거듭할 수록 숙소에 민감해진다. 처음 여행을 시작했을 무렵에는 무조건 저렴한 숙소만 찾았다. 그게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덕분에 처음 몇번의 여행은 숙소에서 주요 관광지를 오가는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을 허비했다. 스스로 떠난 첫 여행이었던 북경 여행에서는 기차역과 관광지에서 차로 1시간 넘게 떨어져 있는 민박집에서 일주일간 숙박했는데, 하루에 왕복 2시간씩만 잡아도 무려 14시간을 길에서 허비한 셈이다. 시내의 숙소와 가격 차이는 하룻밤에 고작 1~2만원 차이였는데 말이다. 

물론 같은 지역을 여러번 방문하는 것이라면 조금 외곽에 있어도 숙소의 컨디션이 좋고 가격 또한 적당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이 하루이틀 뿐이라면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은 아무래도 숙소의 위치가 아닐까? 버스, 지하철, 택시 그 어떤 교통편을 이용하더라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 그런면에선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은 짧은 일정으로 수원에 방문하는 사람이 이용하기에 참 좋은 위치다. 무려 기차역과 아케이드로 연결되어 있으니 말이다.

|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노보텔은 아코르 호텔 체인의 호텔브랜드다. 체인호텔이기 때문에 아주 획기적으로 독특한 점은 없지만, 대신 브랜드 밸류에 걸맞는 호텔 컨디션을 언제, 어디서나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르 클럽 아코르'라는 무료 로열티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전 세계 아코르 체인 호텔을 이용할 때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들어 숙박에 대한 포인트 적립, 웰컴 드링크, 객실 업그레이드 등. 아코르 호텔 체인은 전 세계 92개국에서 3,600개가 넘는 호텔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입은 간편하다. 호텔에 투숙할 때 멤버십 가입 신청서를 작성해서 프론트에 제출하면 된다.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은 2014년 12월에 새로 오픈한 호텔이다. 제품으로 치면 따끈따끈한 신상인 셈이다. 호텔은 지하철·KTX 수원역 및 AK플라자와 아케이드로 연결되어 있다. 겨울에 찬바람을 피해 호텔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AK플라자라는 상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좋다. 규모는 지하 3층, 지상 9층, 287개의 객실과 그랜드볼룸, 로비바, 레스토랑, 리셉션 공간을 갖추고 있다. 숙박 당시 그랜드볼룸에서는 웨딩페어를 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결혼식을 진행할 때의 모습을 재현해놓았다. 결혼식을 끝내고 나니까 자꾸 다른 결혼식장이 눈에 들어온다. 결혼 30주년 쯤에는 다시 한번 해볼만 하지 않을까? 리마인드 웨딩 그런거. 

| Room
반적인 기본타입의 룸인 슈페리어룸부터 두 개의 룸을 연결할 수 있는 커넥팅룸, 스위트, 이그제큐티브 스위트까지 객실 타입이 다양한데, 이번에 사용한 객실은 7층의 커넥팅룸이었다. 커넥팅룸은 말 그대로 2개의 객실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두 객실 사이에는 객실을 이어주는 중문이 있다. 통유리를 통해 바라본 전망은 시원한 편이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낮이 전망이 시원한 대신 밤의 전망은 조금 아쉽다. 낮은 건물이기 때문에 야경을 밝히는 불빛이 시원찮기 때문.
룸 디자인은 노보텔의 디자인에 충실한 편이지만, 작은 소품이나 가구를 통해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룸인스펙션을 통해 둘러본 스위트룸을 둘러볼 기회가 생겼는데, 스위트룸이 있는 층은 메인 컬러가 블루Blue로 통일되어 있었고, 침대 헤드에도 수원 화성의 모티브가 가미되어 있었다. 총지배인이 프랑스인이라는데 이런 디테일을 중시한다나. 어쨌거나 소소한 디테일에 상당히 공을 들인 느낌이다.

| Mini Bar
호텔의 미니바는 항상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깥은 너'다. 냉큼 집어 한입에 털어 넣고 싶지만 가격이 두려워 함부로 실행할 수 없는 그런거. 미니바에 네스프레소 같은 캡슐커피머신이 있을 때는 더 긴장한다. 분명 맛있을게 분명한데, 차지에 대한 안내가 없으니 말이다.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커넥팅룸에는 바로 그 네스프레소 머신과 세개의 캡슐커피가 비치되어 있다. (슈페리어룸에는 없다) 고맙게도 캡슐 3개가 무료로 제공된다.

| Bath Room
세면대와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는 형태로 되어 있고, 연결된 두개의 룸 중에서 트윈 침대가 있는 룸에만 욕조가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에서는 자체 브랜드 어메니티가 제공된다. 비누,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바디로션 면봉 정도. 스무살 무렵 하얼빈에서 다리에 경미한 동상을 입은 뒤로 겨울이면 피부 건조증 때문에 고생을 하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바디로션이 제공되는 것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칫솔과 치약은 제공되지 않는다.

| Fitness&Sauna
훌륭한 운동기구가 갖춰진 피트니스. 인발란스 회원에 한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호텔 투숙객은 룸타입에 따라 유료 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눈에 봐도 훌륭해 보이는 시설이다. 24시간 내내 통유리 너머로 수원의 전경을 감상하며 운동할 수 있기에 운동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장 달려가고 싶을 정도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평소 운동을 그리 즐기지 않는 탓에 발걸음은 피트니스 센터를 지나쳐 사우나로 직행. 마사지를 제외하고는 여독을 푸는데 사우나만한게 또 있을까? 사우나 시설은 작지만 훌륭했다. 탕도 두개나 있고 건식 사우나도 있다. 구리빛의 독특한 디자인의 선풍기에 머리를 말리면 엘라스틴 부럽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안녕채영

Seoul / South Korea Travel blogger &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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