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Busan_부산 · 2015. 12. 5. 01:12
부산여행의 책갈피, 보수동책방골목
골목을 빼놓고 부산을 이야기할 수 없다. 한국 전쟁 전후로 급격히 늘어난 인구는 수없이 많은 좁다란 골목을 만들어냈고, 골목에 녹아든 이야기는 모여든 사람들의 사연만큼이나 기구하다.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 1가의 대청 사거리에서 보수 사거리에 걸쳐 있는 보수동 책방 골목은, 좁고 복잡한 골목이 얽혀있는 부산 원도심권의 수많은 골목 중 하나다. 150여 미터 남짓한 좁은 골목길엔 45개 서점이 길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있다. 골목 어귀에 들어서면 몇 십 년은 훌쩍 뛰어넘은 옛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오래된 책에서 나는 특유의 쿰쿰한 냄새와 무심한 듯 쌓여있는 책 더미들을 보고 있자면 검정 교복을 입고 노점 앞에 쭈그려 앉아 교과서를 고르는 학생 혹은 검정 뿔테 안경을 쓰고 옆구리엔 두꺼운 철학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