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컨셉이 명확한 부티크 호텔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어떤 여행에서는 호텔 컨디션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글로벌 체인의 이코노믹 호텔을 더 우선 순위에 두곤 한다. 예를 들어 처음 가는 도시로의 여행이라거나 숙박 이외의 것에 더 비중을 두고 싶은 여행이라거나 말이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이코노믹 클래스의 호텔 브랜드는 아코르 그룹의 이비스(ibis)다.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시설에 합리적인 숙박료를 선보이는데다가 글로벌 체인답게 서비스의 품질 또한 어느정도 평준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룸레잇 대비 컨디션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것 만으로도 꽤 훌륭한 선택 아닌가 -
이번 여행은 나의 첫 싱가포르 여행이었다. 첫 싱가포르 여행을 함께한 호텔은 이비스 싱가포르 온 벤쿨렌(ibis Singapore on Bencoolen)이었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온 것이라 호텔을 선택하는데 나의 의사가 반영된 것은 아니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호텔이었다. 비슷한 네임밸류를 가진 이코노믹 레벨 호텔 중에서 이비스를 가장 선호하는 이유도 있지만, 호텔이 위치한 장소와 호텔 자체의 컨디션, 제공되는 서비스가 참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습도와 기온이 비교적 낮은 3월은 싱가포르를 여행하기에 참 좋은 시기라고 한다. 오전에 싱가포르 공항에 도착해서 차를 타고 호텔에 도착했고, 얼리체크인을 처리해주는 데스크 직원이 상냥하니 좋았다.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싱가포르라서 그런지 - 아니면 호텔이라 그런지 직원 한 명이 할 수 있는 외국어가 몇 가지는 되는 듯 하다.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 말하는 한국인이 이상하지도 않은지,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 대답해주니 말이다.
카드키를 받고 간단히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곳의 투숙객은 무료 WIFI, 멀티 어댑터, USB 충전기, 무료 신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멋진 대나무 장식이 달린 자전거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자전거도 못타고, 어댑터와 충전기는 알아서 챙겨다니며, 신문은 잘 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이용한 것은 무료 와이파이 뿐이었지만, 만약 깜박하고 어댑터나 충전기를 놓고 왔다거나 하는 일이 생긴 사람이라면 로비의 프론트 데스크에 요청하면 간단히 해결될테니 참고하면 좋겠다.
이비스 싱가포르 온 벤쿨렌은 Bugis MRT역에서 도보로 8분 거리에 있다. 부기스, 시청, 오차드 로드, 리틀 인디아, 아랍스트리트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고, 머라이언 파크, 차이나타운 등 주요 관광지로 연결되는 버스도 많다. 호텔 투숙객은 싱가포르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인 이지링크(EZ link) 카드 제공 혜택을 누릴 수 있다니 대중교통을 이용한 싱가포르 여행을 계획한다면 적극 활용해보자.
| ROOM
시간이 정오에 가까워지면서 햇볕도 점점 뜨거워졌다. 혹시 룸 안의 공기가 한껏 달궈져서 후끈후끈 하거나 습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문을 열었는데, 괜한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에어콘이 쌩쌩 돌아가고 있었다. 시원하고 쾌적한 공기와 깔끔하게 정리된 침대시트, 아늑하게 밝혀진 조명만큼 행복한 건 없지!
룸은 여느 이비스 호텔이 그렇듯 편안한 우드톤의 인테리어다. 작은 냉장고와 금고, 차를 마실 수 있는 전기 포트와 컵, 다림질판과 다리미, 옷걸이 등의 물품이 구비되어 있고, 손가방 같은 작은 짐을 올려놓을 수 있는 공간과 책상이 창문을 바라보며 놓여 있다. 화려함은 없지만 과하거나 모자란 것 없이 딱 떨어지는 느낌. 이를테면, 담백하게 간이 잘 된 - 은근히 자꾸 생각나는 맛좋은 싱가포르 치킨 라이스 같은 호텔이랄까? -더 어렵나-
| HANDY
침대 옆에는 이비스 싱가포르 온 벤쿨렌의 특별 서비스인 핸디(HANDY)가 놓여있었다. 핸디는 이 호텔의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이다.(유료) 핸디는 싱가포르 도시 내에서 무제한 3G인터넷 및 싱가포르를 포함한 전세계 26개국으로의 무료 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단순히 무료 전화와 인터넷을 이용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로컬 시티 가이드가 선별한 지역 콘텐츠도 가득 담겨있다.
GPS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으로 무료 국제전화와 3G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다. 여행 중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것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볼 수 있고, 효율적인 동선을 만드는데도 도움이 된다. 통화료 걱정 없이 고국의 가족, 친구와 마음껏 전화통화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환상적인 일이다. 덕분에 나는 싱가포르에 머무는 동안 한국에 있는 남편과 수시로 통화를 할 수 있었고, 데이터로밍 비용 걱정 없이 마음껏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을 이용할 수 있었다.
결국 핸디는 이비스 싱가포르 온 벤쿨렌과 함께하는 싱가포르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여행동반자인 셈이다.
HANDY 제공 서비스
-로컬 시티 가이드
-파트너사의 할인쿠폰 및 특별한 딜
-무제한 3G인터넷
-무제한 시내전화
-무제한 국제전화
호주,방글라데시,브루나이,캐나다,중국,프랑스,독일,홍콩,인도,인도네시아,이탈리아,일본,라오스,마카오,말레이시아,네덜란드,뉴질랜드,푸에르토 리코, 러시아, 한국, 스페인, 대만, 태국, 영국, 미국, 일본, 베트남
| BATHROOM
세면대와 샤워부스가 분리되어 있는 아담한 크기의 욕실. 특별히 눈에 띄는 점 없이 무난한 모습이다. 별도로 제공되는 개별 어메니티는 따로 없고 샤워부스 안쪽에 샴푸와 샤워젤이 부착되어 있다. 이 샴푸와 샤워젤은 오가닉 오일이 들어간 제품이라고. 욕실에 칫솔과 치약 세트는 비치되어 있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전화로 요청하면 가져다 준다. 헤어드라이어는 세면대 옆쪽에 부착되어 있고, 면도기용 전원 콘센트가 있다. 거울 주변에 고데기의 전원을 꽂을 수 있는 콘센트가 없다는 것은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 Dining
로비층(1층) 안쪽으로 들어가면 레스토랑 TASTE와 바 LE BAR가 나온다.
LE Bar는 24시간 운영하는 바다. 알콜 음료는 오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서비스 된다. TASTE에서는 아침 시간에 조식을 즐길 수 있다. 또 오후 12시부터 오후 10:30까지는 인터내셔널 메뉴와 20여 가지의 싱가포르 지역 특선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나는 이곳에서 치킨라이스(Chicken rice)와 코코넛 밀크를 넣은 누들인 락사(Laksa), 파이티(Pai Tee), 첸돌(Chendol) 등을 맛보았는데, 맛이 꽤 괜찮았다. 참고로 치킨라이스는 맥스웰 푸드센터의 티엔티엔 하이나니스 치킨라이스의 것 보다 더 맛있었고, 가장 입맛에 맞았던 것은 락사다.
이비스 싱가포르 온 벤쿨렌 ibis Singapore on Bencoolen
170 Bencoolen Street 189657 Singapore
+65 6593 2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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