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도착한 첫 날, 이비스 싱가포르 온 벤쿨렌에 짐을 대충 풀어두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3월은 싱가포르를 여행하기에 참 좋은 시기다. 습도도 높지 않고 햇볕도 그리 뜨겁지 않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특별히 여행 일정을 세워서 온 것이 아니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어디든 갈 수 있었다. 그래서 같이간 김댈님의 말에 따라 호텔에서 리틀인디아, 아랍스트리트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자석도 사고, 구경도 할 겸.
걷다가 발견한 멋진 건물. 어쩐지 대학 캠퍼스 같다는 느낌에 검색해보니 싱가포르 교육청의 재정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비영리 예술학교 싱가포르 라살 예술대학(LASALLE College of the Arts)이었다. 몇 개의 건물을 넓게 덮은 거대한 천장 덮개와 구조감이 느껴지는 건물의 디자인이 독특하기 때문에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가볼만 하다. 대학은 일반인에게도 건물 일부를 오픈하고 있다고 하니 방문할 예정이라면 참고하면 좋겠다.
라살 예술대학을 지나 리틀인디아를 향해 계속 걸어가던 중 동남아시아 리조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소를 발견. 멋진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이곳은 빌리지 호텔 알버트 코트 바이 파 이스트 호스피탈리티(Village Hotel Albert Court by Far East Hospitality)라는 부티크 호텔이라고.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리틀인디아(Little India).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리틀인디아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인도인 공동체 구역이다. 과거 유럽의 부호들이 경마를 즐기던 장소가 변화해서 만들어진 리틀인디아는 유럽식 건물과 인도풍의 문화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레이스 코스 로드(Race Course Road)로 불리던 경마장 부근이 인도인 집성 지역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싱가포르를 오가던 소 수출입상이 이 일대에 터전을 마련하면서 부터라고 한다. 많은 수의 소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원이 필요했고, 자연스레 인도 본국에서 싱가포르로 많은 사람들이 이주했고, 그 규모가 점점 커져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리틀인디아에서는 그들의 특징적인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고 매콤한 인도 남부 음식을 경험할 수도 있다. 인도풍이 어우러진 멋진 싱가포르 기념품을 사기에도 좋다. 참고로 인도인은 싱가포르에서 세 번째로 큰 민족이라고.
1881년에 지어진 스리 비라마칼리아만 사원(Sri Veeramakaliamman Temple)이 이곳이 리틀인디아임을 알려준다. 스리 비라마칼리아만 사원은 힌두교의 여신이자 시바이 아내인 칼리를 봉헌한 사원이다. 칼리는 남인도의 뱅갈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데,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의 많은 수가 뱅갈 출신이어서 이 사원 또한 인기있다고.
스리비라마칼리아만 사원
Sri Veeramakaliamman Temple
141 Serangoon Rd, Singapore 218042
선명한 컬러로 채색한 건물들과 정신 없이 오가는 자동차, 북적이는 사람들로 인해 거리는 활기차다. 거리 곳곳에 세워진 No Drinking Zone 표지판에서 이곳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화려한 메인 거리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골목으로 들어가서 소소한 일상을 엿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대체 왜 걸려있는지 알 길이 없는 쪽문 위 세븐일레븐 간판과 양파까는 남자, 그리고 정말 감전될까 무서운 감전 주의 스티커.
한참을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다보면 무스타파센터(Mustafa Centre)가 나온다. 이곳은 싱가포르 여행 선물 구입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대형 쇼핑 센터다. 그것도 무려 지하 2층~지상4층에 달하는 24시간 영업 쇼핑센터. 이곳에서는 각종 기념품, 의류, 전자제품, 식료품 등등 팔지 않는 것이 없다. 항상 사람이 많기 때문에 사진찍는 것은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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